신종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가장 치명타를 입은 산업은 항공 산업이다. 2년 넘게 장기화한 팬데믹 사태에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가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대규모 구조 조정으로 버티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카타르 국영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은 적자를 감수하고 운항을 지속해 세계 항공 업계 판도를 1강(强) 체제로 재편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항공 서비스 평가 기관 스카이트랙스로부터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 이후 여섯 번째다.
이에 대해 카타르 항공의 영업과 전략을 책임지는 티에리 안티노리 CCO(최고영업책임자)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운항을 중단하면 재정적 손실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운항 지속이 바이러스 대응력을 키워 경쟁력 유지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결정으로 카타르 항공이 어느 항공사보다 빨리 팬데믹에 대한 적응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가령, 기내에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오염 물질을 99.97% 걸러준다는 공기 정화 시스템인 산업용 크기 헤파(HEPA) 필터를 장착했고, 승객이 타고 내릴 때마다 적용되는 자외선 소독 시스템 역시 선도적으로 적용했다. 이용객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안티노리 CCO는 “지난해 4월부터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물론 지상 직원까지 백신 접종 완료 상태인 완전 예방접종 항공편을 세계 최초로 운영 중”이라며 “(이런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카타르 항공 이용 승객의 99.988%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작년 1월 스카이트랙스로부터 항공사 최초로 ‘코로나 19 안전 등급’을 받았다.
다만 카타르 항공 역시 대부분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카타르 항공의 영업적자는 전년도(11억2900만리얄)와 비슷한 10억5000만리얄(약 3455억원)에 달했다. 안티노리 CCO는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 약 60만명의 승객에게 지급한 환불금 규모가 13억달러(약 1조5574억원)”라며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 무제한 날짜 변경과 무료 환불 등 유연한 예약 정책을 적용한 결과”라고 했다.
프랑스 출신으로 에어프랑스에서 경력을 시작해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부사장과 에미레이트항공 부사장까지 역임한 경력 36년의 항공업계 거물인 그는 “항공 산업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약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는 1~2분기부터 항공 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난 2년보다는 좀 더 낙관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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