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주범으로 몰려 고사 위기에 처했던 석탄 생산 업체들이 깜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석탄 생산 업체 ‘피바디에너지’는 지난해 3억60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1999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미국 2위 석탄 생산 업체 ‘아크리소시스’도 지난해 3억3757만달러 흑자를 냈다. 바로 전해(2020년) 3억4000만달러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극적 반등이다. 석탄 시장 쇠락으로 두 업체 모두 2016년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뒤 근근이 버텨왔다.
전문가들은 ‘그린플레이션(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의한 반사 효과로 분석한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초 갤런당 2.5달러에서 연말 6달러를 돌파하고, 국제 유가도 100달러를 넘어 고공 행진하자 값싼 석탄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발전소에서 사용된 석탄량은 작년 약 4억8000만톤으로 2020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미국에서 석탄 발전량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석탄 수요가 늘자 자연히 가격도 상승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현재 석탄(유연탄) 가격은 1톤당 175달러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석탄의 부활은 ‘친환경의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강하게 추진 중인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석탄 사용이 급증한 반면, 석탄 산업 부활을 위해 각종 규제를 푼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오히려 석탄 사용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을 제로(0)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정책이 에너지 시장을 조종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석탄 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어둡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149억와트 규모의 발전 설비를 폐쇄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85%가 석탄 화력 발전소다. 이런 ‘탄소 중립’ 물결에 밀려 석탄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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