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코로나 봉쇄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자 출장과 여행을 함께 즐기는 '블레저'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익스피디아

전 세계 오미크론 확산세가 한풀 꺾이고, 굳게 닫혔던 국경이 열리면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시대의 해외여행 트렌드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 사태로 2년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올해 폭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은 변화될 여행의 모습에 맞춰 전략을 짜고, 투자자들은 새로운 수혜 업종 및 기업을 찾느라 분주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여행 키워드로 ‘블레저(Bleisure)’를 꼽고 있다. 블레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합친 말로 일과 여행을 한번에 즐기는 것을 뜻한다. 록다운(경제 봉쇄)이 풀리면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비중이 줄고, 해외 출장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오프닝이 됐다고 해도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한번 나가려면 여전히 준비해야 할 절차가 많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 “기왕 어렵게 해외에 나간 김에 일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오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글로벌 비즈니스여행협회의 진 리우는 “전 세계 해외 출장자의 3분의 1 이상이 올해 최소 한 번은 블레저를 계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해외 출장에 여행을 추가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최근 파이낸스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74%가 “팬데믹 이후 떠난 해외 출장에서 며칠을 더 추가해 여행을 즐겼다”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 답변률(20%)의 3.5배를 넘는다. 글로벌 숙박 플랫폼 익스피디아 조사에 따르면 해외 출장 시 ‘3~6일’의 개인 휴가 일정을 추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세대별 블레저(출장+여행) 희망 비율

호텔 및 항공사들도 블레저 트렌드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체크 인·아웃 시간을 업무 시간에 맞춰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로 정하거나 침대보다 소파와 테이블이 중심이 된 호텔 객실이 등장하고, 기내에 와이파이 시스템을 깔고 업무용 좌석을 배치한 항공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 브리티시항공은 기내 와이파이를 통해 비행 중에도 온라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뉴질랜드항공은 일부 기종 내 이코노미 좌석을 사무실 의자 형태로 바꿨다.

만족스러운 블레저가 되려면 철저한 계획에 따라 일정을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식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는 것이어서 한정된 장소와 시간대에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배낭을 메고 자유롭게 떠나 발 닿는 대로 해외여행지를 돌아다니기도 어렵다. BBC는 “휴식 중 갑자기 업무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스케줄은 변동 가능하도록 잡고, 사정 변경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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