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줄곧 네 자릿수 주가를 유지해온 구글과 아마존이 올 들어 잇따라 주식분할을 발표했다. 지난 9일 아마존은 주식을 20대1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주총 승인이 이뤄지면 오는 6월 6일 기존 주주는 1주당 19주를 더 받게 되고, 분할된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지지부진하던 아마존 주가는 이 소식에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했다. 구글 역시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식 1주를 20주로 쪼개는 계획을 발표한 지난 2월 1일 주가가 7.5% 급등했다. 알파벳 주식은 7월 15일부터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된다.
주식분할은 1주당 가격이 너무 높을 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주식 수를 잘게 쪼개는 것을 뜻한다.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날 뿐, 회사의 펀더멘털이나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런데 발표 후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소액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22일 현재 아마존 주가는 3297달러(약 400만원)로, 개인 투자자들은 한 주를 구매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분할한다고 가정하면 주가가 164.9달러(약 20만원)로 내려가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골드만삭스의 에릭 셰리던 분석가는 “주당 가격이 낮아져 더 많은 투자자가 주식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주식분할은 주주 친화적 움직임으로 인식된다”고 했다.
주식 분할은 발표 당일뿐 아니라 이후 주가 흐름에도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주식 분할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은 대체로 지수보다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분할 발표 후 3개월간 S&P500 지수가 평균 2.1% 상승하는 동안 주식분할 기업은 주가가 평균 7.8% 뛰었다. 1년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S&P500 지수가 9.1% 오르는 동안 주식분할을 발표한 기업의 주가는 25.4% 상승했다. 2020~2021년 주식분할을 한 애플과 테슬라, 엔비디아 역시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거뒀다.
아마존과 알파벳은 이번 주식분할로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편입도 노리고 있다. 다우지수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종목을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시가총액대로 지수 내 비중을 결정하는 S&P500이나 나스닥과 달리 주가에 따라 지수 내 비중을 결정하는 ‘가격 가중 산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너무 높은 기업은 지수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편입하지 않는다. 지난 2014년 7대1로 주식분할을 한 애플도 이듬해 다우지수에 편입됐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다우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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