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발 이후 벌어졌던 미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임금 격차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결국 일자리와 고용 회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제도가 내놓은 임금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여성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 남성보다 높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여성 임금 상승률은 남성보다 0.5%포인트 높아 1997년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 2월에도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은 4.4%올라 남성 근로자 평균(4.1%)을 앞질렀다.
코로나 발발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여성 임금 상승률이 남성을 밑돌면서 남녀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였다. 작년 상반기 미국 남성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3%대 후반, 여성은 3%대 초반이었다.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은 호텔·음식업 일자리가 코로나로 집중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유행 초기인 2020년 4월에는 호텔이나 술집, 레스토랑, 테마파크 같은 서비스업 분야에서 74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로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이 분야 일자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레저·접객업에서만 17만9000여 개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75.8%로 작년(74.9%)보다 약 1%포인트 올랐다.
일자리가 늘고 ‘대사직(Great Resignation)’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손 부족이 심해지자 임금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신규 직원에게 주는 시급을 15달러에서 18달러로 올렸고,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도 시급을 15달러에서 17달러로 올렸다. 또 미국 50개 주 가운데 26개 주가 올해 최저임금을 올릴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남성보다 임금이 낮은 여성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태기 전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가 남아돌다 보니 기업들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임금을 올리고 있다”며 “전체 일자리가 많아지고, 특히 IT분야에 몸담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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