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남성 스타일 박람회 ‘맨즈쇼(Men’s Show)'에서 20대 남성들이 얼굴 화장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DB

현대사회에서 외모는 스펙 중 하나로 인식된다. 대학생들이 취직을 위해 노력하는 스펙 활동에는 학점, 영어, 봉사 활동 이외에 외모 가꾸기도 포함된다. 외모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취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정말로 외모로 인한 사람들의 소득 차이가 있을까? 외모가 좋으면 취업이 잘되고 승진도 잘돼서 수입이 좋고, 외모가 안 좋으면 취업, 승진에서 차별을 받아 수입이 낮을까? 2011년 미국 텍사스 대학 경제학과 교수 대니얼 해머메시가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발간했다. ‘Beauty Pays’라는 제목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외모는 돈이 된다’쯤 된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의 사진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외모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했다. 그리고 그 평가 결과를 각각의 연봉 정보와 연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일반적 통념과 일치했다. 외모가 좋을수록 연봉이 높았다. 5점 만점에 4~5점을 받아 외모가 뛰어나다고 평가받은 여성들은 보통(3점)인 여성들보다 연봉이 8% 정도 높았다. 직종이나 업무 등 다른 다른 요소가 동일할 때 외모만으로 이 정도 연봉 차이가 난 것이다. 반면 1~2점으로 외모가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받은 여성들은 평균보다 연봉이 4% 정도 낮았다. 결국 높은 외모 평가를 받는 여성과 낮은 외모 평가를 받는 여성 사이에서 12% 연봉 차이가 났다.

남성은 결과가 좀 다르게 나타났다. 외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남성들은 평균보다 4% 정도 수입이 높았다. 좋은 외모에 따른 이득이 여성보다 적은 셈이다. 그런데 1~2점대로 외모가 안 좋다고 평가받은 남성들은 평균적 남성보다 수입이 무려 13% 적었다. 외모가 좋은 남성과 외모가 안 좋은 남성의 차이는 17%로 여성보다 더 컸다.

이런 연구 결과는 남녀 간 외모 차별 양상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예쁜 여성이 우대받는 것은 맞지만, 예쁘지 않더라도 현저하게 나쁜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반면 남성은 잘생겼다고 크게 대접받는 것은 아니지만, 못생긴 남성은 크게 차별받는다. 어떻게 보면 외모 차별에 의한 가장 큰 희생자는 남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취업, 소득 활동에서 외모에 대한 차별, 편견은 존재한다. 이건 남녀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편견의 실체를 파악하고 편견에서 벗어나려 할 때 비로소 차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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