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의균

Q. 아내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도 상대방은 다름 아닌 저희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실 직원이었습니다. 민원을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저희 집에 자주 드나들어 같은 동에서 이미 소문이 파다했더군요. 상간남에 대해 위자료 소송과는 별개로 아파트 관리단 측에 징계나 해고를 요구하려 하는데 가능할까요?

A. 원칙적으로 근로자 개인의 사생활은 직장 내 징계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근로자의 행위가 맡은 업무에 지장을 주었거나 직장의 사회적 평판을 해하는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을 징계 사유로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 또한 근로자의 사생활 문제가 사업 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면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반드시 구체적 업무 저해나 거래상 불이익이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자의 비위 행위가 기업의 사회적 평가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히 중대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판단하자면, 일반적으로 아파트 관리실은 입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수밖에 없으므로 상호 두터운 신뢰 관계가 업무 수행에 필수적입니다. 민원 처리를 위해 주민의 생활 공간을 일정 부분 공유하게 되는 만큼 성 관련 부정 행위에 대해 더 엄격히 대처해야 할 특수성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불륜 사실이 아파트에 퍼지면서 아파트 관리단의 사회적 평가에 미친 악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그 직원에 대해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직원의 행위가 주거 침입죄에 해당한다면 더 확실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겠으나, 최근 대법원은 공동 주거자 일부의 허락을 받아 출입했다면 주거 침입으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에 형사처벌까지는 어려워 보이지만, 이혼 소송과 상간자 소송 등에서 위자료 액수를 늘릴 근거로는 활용할 수 있으리라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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