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투자공사(QIC) 로스 이스라엘 글로벌 인프라 투자 부문총괄. /김지호 기자

“인프라 투자의 미래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 핵심 트렌드 때문이죠.”

호주 퀸즐랜드주 정부 산하 투자공사인 퀸즐랜드투자공사(QIC)에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 부문을 책임지는 로스 이스라엘 총괄은 WEEKLY BIZ 인터뷰에서 자신 있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그가 꼽은 세 가지 트렌드는 바로 탈(脫)탄소화와 탈중앙집중화, 탈세계화다.

“기후변화로 탄소중립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태양열과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 투자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달라진 에너지 산업 환경하에서 기존의 중앙집중화된 전력 공급 인프라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이뤄지는 지역 중심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긴장이 탈세계화와 리쇼어링(생산 기지 본국 회귀)으로 이어져 각국의 인프라 투자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괄이 몸담고 있는 QIC는 호주에서 셋째로 큰 기관 투자자로,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1010억호주달러(약 92조5900억원)에 달한다. 호주 출신으로 투자은행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16년 전 QIC로 넘어와 도로·항만·공항 같은 인프라와 에너지·유틸리티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인프라 부문을 설립했다. 현재 그가 다루는 자본 규모는 257억호주달러(약 23조5500억원)로 연평균 수익률(IRR)은 14.4%를 기록 중이다. 지금도 미국·유럽·호주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6국에서 22건의 직접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호주 브리즈번 공항, 멜버른 항구 같은 주요 교통 인프라와 영국 최대 상하수도 기업인 템스 워터(Thames Water) 같은 유틸리티·에너지 기업이 주요 투자처다. 이스라엘 총괄은 “우리와 함께 투자하는 파트너 고객사만 30곳으로, 어딘지 밝히긴 어렵지만 한국에서도 3억호주달러(약 2746억원) 정도를 투자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괄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인프라 투자처로 수소 분야를 꼽았다.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녹색 수소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보니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럽연합(EU)만 해도 2030년까지 녹색 수소를 만드는 데 쓰이는 전해설비를 40GW(기가와트) 규모로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선 약 3조달러(약 3963조원)가 투자돼야 한다”며 “관련 인프라 투자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기준 EU의 수소 발전용 전해설비 규모는 25㎿(0.025GW)에 불과했다.

QIC는 사회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의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다. 지난 2019년 호주의 대형 의료기관인 넥서스 병원을, 올해는 호주·뉴질랜드 기반의 병원 운영업체 에볼루션 헬스케어를 인수했다. 이스라엘 총괄은 “우리는 고령화를 하나의 핵심 테마로 삼고 있다”며 “우리가 투자한 병원들은 아침에 입원해서 바로 수술 또는 시술을 받고 당일 저녁에 퇴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 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진료는 지연되기 마련이고,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병원은 인기일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그는 “특히 팬데믹은 현 공공의료 체계가 얼마나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가졌는지 보여줬다”며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6% 정도인 의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 비율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수소 생산 시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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