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의균

Q.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료의 아내가 저를 ‘오피스 와이프’라고 비난하면서 회사에 징계 민원을 넣었습니다. 평소 동료와 업무가 겹치고 협력할 일이 많아 자주 연락하거나 만났고, 최근 생일 선물까지 받긴 했지만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은 결코 없습니다.

그런데도 갑자기 날아든 민원 때문에 회사에서 사실상 상간녀 이미지가 박혀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혹시 민원을 제기한 동료 아내에게 반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순 없을까요?

A. 사내에서 가깝게 지내는 동료 사이가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사무실 배우자)’ 문제가 돼 징계나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실 동료에게 생일 선물을 받거나 자주 연락하고 식사했다는 행위만으로는 부정행위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사유를 문제 삼아 징계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근로자의 사생활에서 비롯된 비행이 사업 활동에 직접 관련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면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이 일로 징계 절차가 개시된다면 사생활로 인해 업무 수행이나 복무 규율 준수, 직장 내 질서 유지 등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적극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질문자는 징계권자 또는 인사 담당자에게 징계 과정에 관해 비밀 유지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일 징계권자가 직·간접으로 조사 내용을 누설하는 등 근로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수 있는 언동을 공공연하게 한다면 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동료 직원들이 질문자에 대한 악의적 소문을 퍼뜨린다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동료 아내가 징계 민원을 넣은 행위에 대해선 별도로 위법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단순 민원에서 더 나아가 회사 내·외부 또는 인터넷 등에 질문자의 사회적 평가를 악화시키는 이야기 등을 퍼뜨린다면 이 경우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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