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는 최근 세계 각국에 소규모 도심 매장을 잇달아 열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도심 외곽에서 매장을 운영해 왔는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심 매장을 추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에만 스웨덴 스톡홀름,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에 도심형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케아는 “내년 말까지 매장을 새로 짓고 기존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데 30억유로(약 4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위세에 밀려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줄었던 오프라인 매장이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가며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데다, 실물 매장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 채널 전략을 추구하는 업체가 많아진 것도 오프라인 매장 붐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소매 업체들은 그동안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온라인을 찾았지만, 이제는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오히려 물리적 매장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 오프라인 매장의 부활
미국에서 새로 문을 여는 상점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류 업체 갭이 운영하는 여성용 운동복 브랜드 애슬레타는 지난여름 미국 시카고에 아웃렛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를 포함해 올 연말까지 최다 40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파산과 코로나를 거치며 작년 초 마지막 매장까지 접었던 장난감 업체 토이저러스도 올해 메이시스 백화점에 입점하는 형식으로 400곳까지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물가 상승 시기에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진 저가 할인점 달러제너럴은 올해 1100곳을 추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 기관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미국에서 새로 문을 연 매장은 4432곳으로, 같은 기간 문을 닫은 매장(1954곳)을 압도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폐업 매장이 개업 매장보다 훨씬 많았던 것과 정반대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C&W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쇼핑센터 공실률은 5.9%까지 떨어져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낮았다. 반면 미국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판매 비율은 2020년 2분기 16.4%로 정점을 찍은 후 올 2분기 14.5%까지 하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물 매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5년간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을 추가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매장 폐점 대신 새단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온라인에 뿌리를 둔 업체들도 최근 실물 매장을 열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 3월 신세계백화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7월과 8월 매장 두 곳을 추가했고, 무신사도 홍대와 강남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벗어나 오락거리를 결합한 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라 실물 매장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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