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혼 초 남편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습니다. 제가 결혼 전 모아놓은 돈으로 금액은 수천만원입니다. 당시 남편 카톡에 “아내가 돈 빌려줌” 정도로만 메시지를 남겨놨습니다. 부부 사이라 차용증을 쓴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남편과 이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어서, 빨리 그 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용증이 없는데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만약 돈을 안 돌려주면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나 재산 분할로 받아낼 방법이 없을까요?
A. 부부 사이와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는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금전 거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족 간 금전 거래에 따른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원도 이런 관행을 참작해 판단합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줬다는 내용의 카톡 메시지를 보낸 정도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 이체 내역, 돈을 빌려준 액수 및 날짜 등을 언급해 남편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이혼 시 재산 분할을 통해 되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재산을 분할할 때는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모은 공동 재산인지, 아니면 혼인 전부터 부부가 각자 소유하고 있던 특유 재산인지 구분해 특유 재산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위 사례는 아내가 결혼 전 모아놓은 돈을 남편에게 빌려준 경우이므로 특유 재산에 해당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이 점을 근거로 ‘재산 분할 대상에서 빠져야 하는 돈’이라는 점을 주장해야 합니다. 이때 아내가 결혼 전부터 일정 금액을 계좌에 유지한 내역, 그만큼이 남편 통장으로 이체된 내역, 돈을 빌려준 정황이 드러나는 카톡 메시지 등을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편이 그 특유 재산의 유지·증가를 위해 기여했다면 해당 증가분은 재산 분할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한편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배우자의 혼인 파탄 행위 그 자체와 그에 따른 충격, 불명예 등이 있을 때 발생합니다. 따라서 배우자에게 빌려준 돈을 위자료에 포함해 받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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