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대학 과제를 대행해주는 알바를 하고 있는데 최근 의뢰인과 크게 다퉜습니다. 제가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서 구매한 자료를 의뢰인에게 건네줬는데, 하필 그 수업에 같은 결과물을 낸 사람이 있어서 최하점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일단 저는 과제 대행 비용으로 받았던 비용은 모두 환불해줬는데요, 이제는 의뢰인이 낮은 학점을 받게 된 것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애초에 과제를 의뢰한 본인에게도 과실이 있는 건데 정말 제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요?
A. 과제를 직접 작성하는 방법으로 과제를 대행하겠다고 약속하고,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서 구입한 자료를 고객에게 전달한 거라면 크게 두 가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우선 민사적으로 채무불이행, 즉 계약상 의무불이행에 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약속과 달리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서 구입한 일반 자료를 고객에게 전달해줬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자료여서 중복으로 과제를 제출한 사람까지 나온 상황이므로 고객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일정 부분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형사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습니다. “직접 과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대행해 준다”는 기망 행위로 인해 고객이 착오를 일으키고 이 착오로 인해 질문자에게 비용 지급까지 했기 때문이죠. 이 경우 사기죄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과제를 대행한 사람만 법적 책임을 지는 게 아닙니다. 남에게 맡긴 과제물을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속여 교수에게 제출한 의뢰인의 행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많습니다.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과제를 직접 작성했을 것이라고 믿고 채점해 성적을 부여합니다. 위 사례는 과제를 맡긴 사람과 대행한 사람이 서로 공모하여 위계에 의해 교수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교수가 최하점을 매기는 것을 넘어 법적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두 사람 모두 업무방해죄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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