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의균

Q.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 SNS 글이 오른 것을 알았습니다. 콘서트에 갔다가 옆자리 관객 때문에 겪은 불쾌한 경험을 쓴 글입니다. 공개 글이지만 제 얼굴이 드러난 프로필 사진과 계정까지 그대로 올렸더군요. 콘서트명, 좌석 번호 등이 적혀 있어 그 관객이 글을 보면 누가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한테 불똥이 튈까 걱정되는데, 제 글을 퍼 간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옆자리 관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글을 보고 질문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또는 형법상 모욕죄로 고소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범죄의 성립 여부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성입니다. 특정성이란 그 내용이 누구에 대한 것인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게시물에서 옆 관객 이름이나 얼굴을 적시하지 않은 한 옆자리 관객이 누구인지 특정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게시 글이 명예훼손이나 모욕 성격을 띠고 있느냐와 관계없이 질문자가 형사상 책임을 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자의 글을 무단으로 퍼 간 사람에 대해서는 질문자가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우선, 저작권법 위반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저작물은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독자적 표현이 담겨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르면, 질문자가 콘서트장에서 느낀 생각 등을 표현한 SNS 게시 글은 저작물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작물을 독점적으로 공중 송신(게시)할 권리는 저작자가 가지며,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권리를 침해당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법원에서 인정하는 손해배상 액수는 대부분 소액에 그칩니다.

질문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SNS 프로필 사진까지 무단 게시했다면 이는 초상권 침해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초상권 침해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에, 피해를 구제받으려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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