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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폴 바소씨는 여자친구를 위해 특별한 프러포즈 반지를 준비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추모할 수 있는 반지를 만든 것이다. 화장 후 남은 재를 모아 이터네바라는 업체로 보내서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들었고, 이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여자친구에게 선물했다. 이터네바의 아델 아처 창업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결혼식 날 함께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반지에 담겨 그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미국에서 각양각색의 ‘장례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다. 시신을 자연적인 방법으로 빠르게 부패시켜 흙으로 되돌리는 ‘퇴비장’부터 화장 이후 뼛가루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천체장’까지 다양한 추모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소위 ‘데스-케어(death-care)’ 산업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미국의 경우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지역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장례 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미 전역의 카운티 가운데 73%에서 이미 사망자 수가 더 많아졌다. 미국의 장례 시장은 연간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타이탄사의 관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배송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관도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업체의 관은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타이탄 제공

우선 개성 있는 관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서 온라인으로 관을 주문할 수 있다. 색상이나 소재가 다양하다. 화려한 스포츠카처럼 장식된 철제 관을 고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분해가 잘되는 종이 재질의 친환경 관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욘드 베리얼즈’라는 업체는 화장 후 뼛가루와 재를 금속 케이스에 넣은 다음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어 우주로 날려보내는 천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천체장 이용 가격은 1500~7500달러 수준이다. 뼛가루와 재를 친환경 시멘트와 섞어 인공 산호초 구조물을 만든 다음 해저에 설치하는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있다. 이 구조물은 해양 식물과 물고기들의 안식처가 된다.

화려한 색깔을 자랑하는 타이탄사의 관은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했었다.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타이탄사 제공
화려한 색깔을 자랑하는 타이탄사의 관은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했었다.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타이탄사 제공

친환경을 강조한 ‘녹색 매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원래 미국인들은 시신을 방부 처리하고 매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부 처리에 사용하는 약품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며 방부 처리를 생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종이를 비롯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진 관을 선호한다.

시신을 좀 더 자연적인 방법으로 ‘흙’으로 되돌리는 장례법인 ‘퇴비장’도 관심을 받고 있다. 관처럼 생긴 용기에 시신과 함께 풀과 지푸라기, 나무 조각 등을 채운 다음 30일 안에 뼈를 제외한 부분이 완전히 썩도록 하는 장례법이다. 산소와 질소 농도 등을 조절해 부패 속도를 높인다. 시신은 영양이 풍부한 흙으로 바뀌는데, 가족들은 이 흙으로 식물을 키우며 고인을 추모하게 된다.

화장을 대체하는 시신 분해법도 있다. 알칼리성 화학 물질을 이용해서 시신을 물로 분해하는 방식이다. 화장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뼈만 남는다. 북미화장협회는 “사후에 자신의 시신이 불태워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고려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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