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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만 해도 거침없이 치솟던 미국 물가가 이제는 뚜렷하게 가라앉는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노동부가 12일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로 2년 3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작년 6월(9.1%)과 비교해 상승폭이 3분의1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물가 목표치(2%)에도 제법 가까워졌다.

인플레이션이 해소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금리 인상 레이스의 종점도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준이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끌어올린 뒤 이번 인상기의 피크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가 부쩍 커졌다. 이달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미국 경기 상황을 참고할만한 지표들이 앞으로 일주일 사이 줄줄이 발표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 뉴스1

6월 소매판매 지켜보라

오는 14일 공개되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17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6월 소매판매지수는 미국의 밑바닥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고금리의 충격을 잘 견뎌낸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시장에서는 6월 소매판매가 0.5% 증가해 5월보다 소비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들도 잇따라 발표된다. 19일에는 건축승인 건수, 20일에는 기존 주택판매가 공개된다. 5월과 비교해 건축승인 건수는 149만6000건에서 149만5000건으로 미세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주택판매는 430만채에서 423만채로 역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주택 가격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수요가 억제돼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만, 최근 공급량이 줄면서 지난 3월 이후 가격이 꾸준히 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회사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등 50개 주요 주택 시장의 50% 이상은 정점을 회복하거나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연준의 금리 인상 7월이 마지막인가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3.1%)보다 낮은 3%에 그쳤다는 소식이 나오자 언스트영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위터에 “7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 (7월이) 이번 금리 인상기의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썼다. 이와 비슷하게 월가에서는 이달 FOMC에서 예정대로 금리를 올린 이후 더 이상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예측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도 비슷하게 내다본다. 이달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0.25%포인트를 인상할 확률이 92.4%에 이른다고 페드워치툴은 예측했다. 하지만 다음 FOMC가 열리는 9월에는 연 5.25~5%로 그대로 머물 가능성을 82.2%로 예측했다. 올 연말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페드워치툴은 연 5.25~5.5%선을 유지하고 있을 확률을 63.7%로 봤다.

미국이 6월 소비자 물가를 발표한 이튿날 한국은행은 금리(연 3.5%)를 또다시 동결했다.

그래픽=김의균

디플레이션 문턱에 놓인 중국

미국, 유럽이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지만 중국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다. 올 들어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수요 부진으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리오프닝에 따른 장밋빛 전망은 지난 5월을 전후해 사라졌다. 생산·소비·투자·수출 등 주요 거시 지표가 모두 예상치를 밑돌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경제의 흐름을 판단하려면 국가통계국이 17일 발표하는 2분기 경제 성장률(GDP 증가율)과 산업생산 증가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월가에서는 올해 2분기 중국 성장률을 5.8%로 점치고 있어 1분기(4.5%)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작년 말이나 올해 초 기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골드만삭스는 6%에서 5.4%로, JP모건은 5.9%에서 5.5%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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