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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데뷔한 베트남 전기차 회사 ‘빈패스트(Vinfast)’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빈패스트는 나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하 시총) 850억달러를 돌파해 단숨에 시총 기준으로는 테슬라와 도요타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제조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8월 28일 82.35달러까지 오른 빈패스트 주가는 이후 폭락을 거듭해 지난 6일 24.5달러까지 급전직하했다. 시총 기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순위도 8위로 미끄러졌다.

베트남 전기차 빈패스트는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빈패스트 차량이 주차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자 빈패스트의 기업 가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끝없는 성장 잠재력을 품었다는 찬사가 쏟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기술력에 비해 과대 포장된 ‘밈 주식’(온라인 유행 테마주)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빈패스트의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삼성’이라는 빈(Vin)그룹 계열사다.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이 2017년 20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2019년부터 BMW 엔진을 탑재한 가솔린 차량을 베트남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7월 전기차 기업으로 완전 전환했다. 올해 초 미국에 진출했다.

현재 빈패스트의 전기차는 모두 4종이며, 주력 모델은 5인승 SUV인 ‘VF8′이다. 최고 402마력에 시속 100km까지 5.3초 만에 도달한다. 삼성SDI가 만든 배터리를 달았다. 한 번 충전하면 최장 467km를 달린다. 가격은 4만700달러에서 시작한다. 테슬라 모델Y(4만7740달러)보다 7000달러 저렴하다.

그래픽=김의균

품질은 어떨까. 빈패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자동차 기자, 인플루언서, 고객 수백 명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시승 행사를 가졌지만 혹독한 평가가 잇따랐다. 미국의 자동차 매체 ‘카앤드드라이버’는 ‘VF8은 자동차 생산이 어렵다는 걸 증명한다’는 제목의 리뷰에서 “디자인이 어설프고 대시보드에서 주기적으로 윙윙 잡음이 나는 데다, 조향은 거칠고 싸구려 느낌”이라며 “(서스펜션은) 충격 흡수가 안 돼 들썩댄다”고 했다. 이 매체는 “차선 유지 시스템과 넉넉한 주행 거리, 순간 가속력 정도는 인상적”이라고 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잘롭닉의 케빈 윌리엄스 기자는 “VF8은 단언컨대 미국 시장에 출시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은 차량”이라고 했다. 소비자 반응도 아직 냉담하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된 VF8은 151대뿐이다. 이 차량은 지난 5월 운전 도중 계기판이 꺼지는 결함으로 미국에 인도한 초도 물량 999대가 전량 리콜됐다.

그래도 빈패스트 주가가 치솟는 이유는 ‘제2의 현대차’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글로벌 강자로 자리 잡기까지 5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 막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넘어가는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에 투자하고서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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