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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의 밈 ETF(상장지수펀드)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31.4% 상승했다. 밈 ETF는 온라인에서 많이 언급되며 인기를 얻은 주식인 ‘밈(meme)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15.7%)의 두 배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기업 가치보다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인기를 기반으로 삼는 밈 주식은 ‘위험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 밈 주식이 인기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서는 대표적인 밈 주식 중 하나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BedBath&Beyond·BB&B)가 파산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에서 유일하게 밈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의 윌 허시 최고경영자(CEO)는 WEEKLY BIZ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밈 주식 투자와 밈 ETF 투자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ETF는 다양한 주식을 담는 ‘바구니’다. 분산 투자라는 특성 덕분에 개별 밈 주식에 투자하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운드힐은 지난 5월에는 미국 증시 최초로 챗 GPT 같은 생성형 AI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하기도 했다.
◇ “밈 주식도 ETF로 투자하면 위험 경감”
밈 주식은 한 때 공매도에 반대하는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했던 게임스톱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주식을 의미한다. 라운드힐의 밈 ETF에는 이러한 주식 외에도 대형주가 포함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호재가 되는 뉴스가 있을 때 온라인상에서 언급이 많아지면, 테슬라도 투자 대상이 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매각설’에 들썩였을 때 밈 ETF의 투자 대상이 되기도 했다.
허시 CEO는 “밈 주식의 변동성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이 환호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높아졌을 때 변동성은 밈 ETF의 수익률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지난해 하락장 이후 올해는 미국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밈 ETF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를 발판 삼아 대표지수보다 더 높게 날아오른 셈이다.
밈 주식에 대한 투자가 가지는 위험성은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허시 CEO도 “개인 투자자마다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수준은 다 다르다”며 “우리는 투자자들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투자 전략을 실행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분산투자’라는 ETF의 장점이 밈 ETF의 위험성을 줄여주기도 한다. 허시 CEO는 “소셜미디어 트렌드에 따라 들썩이는 밈 주식은 투기적 거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위험하고 변동성이 크다”며 “밈 ETF는 많은 밈 주식에 분산 투자를 하기 때문에 개별 주식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개별 밈 주식에 투자했다가 폭락을 경험하면 투자금을 대거 잃게 되지만, 밈 ETF를 통해 투자하면 위험이 분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의미다.
◇ ”생성형 AI 관련 주 강세 지속될 것”
올 들어 라운드힐은 생성형 AI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주식 시장에서 반짝 유행하는 ‘단기 테마’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데뷔한 라운드힐 생성형 AI&테크놀로지 ETF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7.4% 오른 수준이다. 윌 허시 CEO는 “우리 회사는 장기적인 투자 트렌드로서 생성형 AI가 강세(bullish)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생성형 AI가 적용되는 분야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허시 CEO는 보고 있다. 그는 “생성형 AI는 헬스케어, 금융, 교통을 포함한 더 많은 분야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생성형 AI 적용 분야가 늘어날수록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처럼 기술 변화의 선봉(forefront)에 서 있는 기업 꾸준히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는 AI 기술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라운드힐의 생성형 AI ETF 투자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큰 것도 엔비디아다. 그는 “생성형 AI ETF는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로운 테마 ETF 계속 출시할 것”
올해는 1993년 태어난 ETF가 서른살이 된 해다. ETF는 ‘분산 투자’라는 펀드의 이점과 편리한 거래라는 개별 주식의 장점을 동시에 갖췄다. 수수료도 낮고, 투자 대상 종목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허시 CEO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ETF 투자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ETF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본다”고 했다.
라운드힐은 색다른 테마 ETF를 발빠르게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밈 ETF 외에도 스포츠 베팅 ETF, 메타버스 ETF 등을 운용하고 있다. 허시 CEO는 “우리의 독특한 ETF들은 특정 섹터나 테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수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S&P500이나 나스닥 지수 같은 시장 대표 지수 ETF에 중점 투자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테마 ETF에 적절히 분산투자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허시 CEO는 “우리는 지금까지 출시한 테마 ETF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테마 발굴의 중요성을 체감해왔다”며 “진화하는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에 맞춰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테마를 계속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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