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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 리브레'.

남미에서는 미국의 아마존이 가장 큰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니다. 중남미 시장을 뚫기 위해 아마존은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 이남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한 ‘메르카도 리브레’라는 회사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남미에서 아마존 온라인 트래픽은 메르카도 리브레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서방 경제 매체들이 아마존을 꼼짝 못하게 하는 메르카도 리브레의 경쟁력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9년 아르헨티나에서 설립돼 중남미 18국에서 온라인을 통한 쇼핑몰, 금융·결제 사업을 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메르카도 리브레는 ‘자유 시장’이란 뜻이다.

‘남미의 아마존’이라는 메르카도 리브레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3년간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61.4%나 된다.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한 37억6000만달러, 순이익은 178.2% 급증한 3억5900만달러였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 회사 주가는 1374.77달러(11월 6일)로 올 들어 67.8% 급등했다. 이 회사는 올해 브라질•멕시코에서만 1만3000명을 새로 채용하는 등 인력을 30% 이상 증원할 예정이다. 아마존이 엔데믹으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지난 1년간 2만7000명을 해고해 몸집을 줄인 것과 다르다.

그래픽=김의균

폭발적 성공 비결은 뭘까. 먼저 지역에 밀착된 배송 네트워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프라가 고르지 못한 남미에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위해 메르카도 리브레는 10년에 걸쳐 자체 배송망을 구축했다. 전체 물건의 93%를 직접 배송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현지 교통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배송이 지체되는 건 물론이고, 강도•도난 범죄에도 휘말릴 수 있다.

남미 소비자 쇼핑 습관을 겨냥해 다양한 구매 포인트 혜택도 마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포인트로 돌려주는 건 북미 소비자에겐 교묘한 상술로 여겨질 수 있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남미 소비자에게는 매력적 서비스로 통한다”고 했다. 온라인 회원이 1억2000만명으로 작년 대비 3200만명 늘었다.

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 리브레'.

메르카도 리브레는 온라인 소매업과 핀테크 사업을 동시에 한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남미 핀테크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가 2018년 출시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 ‘메르카도 파고’는 디지털 지갑이다. 온라인 신용 계정에 카드 정보를 연결해 간편하게 결제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을 충전하고 스마트폰 QR 코드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마르코스 갈페린 CEO(최고경영자)는 “은행 계좌가 없는 수백만 남미인이 우리를 통해 금융 시스템에 합류했다”고 했다. 이제는 남미에서 메르카도 파고를 증권 계좌로 활용하는 사람만 1570만명에 이를 정도다. 아르헨티나에서는 40만개뿐이던 개인 증권 계좌가 메르카도 파고 출범 이후 300만개로 급증했다.

남미 전자상거래 시장에 아마존을 비롯해 수많은 업체가 뛰어들고 있지만, 이미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한 메르카도 리브레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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