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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일론 머스크는 사이버 트럭 출시를 앞두고 기관총 난사에도 뚫리지 않는 차체라고 자랑했다. 사실 그는 2019년 시제품 공개 행사에서 이와 관련한 퍼포먼스를 시도했다가 망신을 당한 적 있다. 제품 디자이너와 함께 방탄 창문에 금속 공을 던지는 충격 테스트를 했는데 유리가 갈라지고 구멍이 뚫리고 만 것이다. 당황한 두 사람은 뒤쪽 창문에 한 번 더 시험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일론 머스크의 야심작인 테슬라의 사이버트럭./로이터 뉴스1

하지만 그 사건은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일주일 만에 25만대의 선주문이 쏟아졌다. 그러자 관심을 끌기 위한 고의적인 실수 아니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 번 시연하며 철저하게 준비하는 여타 기업과 달리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호평도 들렸다.

유능해 보이는 사람의 빈틈이 오히려 그 사람의 호감도를 높이는 것을 ‘프랫폴(pratfall) 효과’라 한다. 프랫폴은 엉덩방아와 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뜻한다. 한 연구에서는 퀴즈 대회에서 정답 대부분을 맞힌 참가자가 마지막 장면에서 실수로 옷에 커피를 쏟자 호감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면접에서 과거 실수나 약점을 언급한 지원자가 장점만 어필하는 지원자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안전성, 도덕성과 같은 근본적인 부분에서의 허점은 논외다.

2018년 KFC는 영국에서 물류 차질로 수백 개 매장이 휴업하는 처지에 놓였다. 고객 불만이 쏟아지자 KFC는 주요 일간지에 텅 빈 치킨 바구니 사진과 함께 ‘FCK’를 크게 쓴 전면 광고를 내보냈다.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사태 수습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인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자조적인 유머와 진심 어린 공감은 위기를 호감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바꾸었다. 테슬라는 한술 더 떠 실수를 기념한다. 사이버 트럭의 깨진 방탄유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홈페이지에서 판매한다.

KFC가 자사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브랜드 이니셜을 FCK로 순서를 바꿔 스스로에 대해 욕설을 하는 재치있는 광고를 내보냈다./KFC

실수나 결점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숨기려 애쓰기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그 배경과 상황을 알려주는 여유를 가질 때, 친근하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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