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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월가는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Z세대들에게 꿈의 무대다.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월가에서 일할 기회를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막상 월가 입성에 성공한 젊은이들이 마냥 행복한 건 아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Z세대 애널리스트들이 숨 막히는 월가 직장 문화에 외로움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월가의 젊은 직장인들은 어떤 고충을 겪고 있을까.
먼저 업무 강도가 살인적이다.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신입 사원들은 11만달러(약 1억4500만원) 수준의 첫해 연봉을 받지만, 많게는 주당 110시간 일한다. 주말과 연휴, 밤낮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업무 연락이 쇄도하는 ‘초연결’ 직장 문화 탓에 수면 시간은 4시간 남짓에 불과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참다못해 지난 2021년 골드만삭스의 1년 차 애널리스트 13명이 공개적으로 근무 여건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당 평균 98시간을 일하며, 하루 5시간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숨막힐 정도의 치열한 경쟁도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취업은 아이비리그 입학보다 어렵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경쟁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인사 평가 시즌에 등급에 따라 성과급이 나뉘기 때문에 동료끼리 적대시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골드만삭스 마이클 슬로이어 전무는 “주식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경력을 쌓던 초반에 동료들과 친밀감을 쌓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업무 능력에 대한 상사의 혹평 세례를 받으며 자존감이 추락하는 일도 비일비재다.
게다가 사내 정치와 파벌 알력에도 시달린다고 월가의 Z세대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에서는 명문대 동문끼리 뭉치는 현상이 뚜렷하다. 월가 투자은행에 다닌다는 매디슨(익명)은 “워튼스쿨 출신은 워튼끼리, 뉴욕대 출신은 뉴욕대 출신끼리 뭉치기 때문에 비명문대를 나온 사람은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말했다.
결국 힘겹게 입성한 월가를 제발로 떠나는 Z세대가 적지 않다. MIT 슬론비즈니스스쿨 분석에 따르면, 퇴사를 결정한 이들이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건 급여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악성 조직 문화’였다. 뉴욕타임스는 “MIT 조사에서 금융 부문의 이직률은 약 9~10%에 달했는데, 그중에서도 골드만삭스 퇴사자 비율(15.2%)은 HSBC보다 3배나 높았다”고 했다.
워낙 불만이 팽배하다 보니 대형 금융회사들은 Z세대 사원을 달래고 있다. 시티그룹은 ‘줌(화상회의) 없는 금요일’을 만들었고, 골드만삭스는 ‘토요일 휴식 보장’을 약속했다. 또한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바클레이스는 모두 애널리스트 첫해 연봉을 8만달러대에서 골드만삭스와 비슷한 11만달러 수준으로 인상했다.
연이은 퇴사 행렬에도 불구하고 월가를 선망하는 젊은이는 차고 넘친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 단체인 CFA인스티튜트가 올해 13국 18~25세 1만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금융업은 선호 직종 1위였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 62%는 “취업 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좋은 급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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