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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한때 경제 위기 수렁에 빠진 배경 중 하나로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이 꼽힌다. 포퓰리즘 정치의 득세와 이로인한 과잉 복지가 그리스 경제를 위기로 몰았다는 것이다.
포퓰리즘 연구의 대가인 마누엘 푼케(Funke)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 박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경제를 퇴보시키며, 한 나라에 독(毒)이 된다”며 “연구 결과, 포퓰리스트 정권이 집권하고 15년 정도 지나면 포퓰리스트가 아닌 정권이 집권해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때와 비교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1900년부터 2020년까지 28국 포퓰리스트 정치인 51명을 추려내고, 그들의 경제 성과를 계량화해 ‘포퓰리스트 리더와 경제(Populist Leader and the Economy)’란 논문을 써냈다. 이 논문은 최고 권위 경제학 학술지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에 지난달 게재됐다.
푼케 박사는 포퓰리즘이 경제를 망치는 이유와 관련, “포퓰리스트들은 국가 부채 수준이 높아도 나랏돈을 마구 풀면서 장기적 경제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포퓰리스트 집권자들은 민주적 제도를 공격해 한 나라의 법과 제도를 흔들고, 이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는 해외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푼케 박사는 포퓰리스트가 집권했을 때와 아니었을 때의 경제성장 경로를 ‘도플갱어(닮은꼴)’ 나라를 만들어 비교했다. 예컨대 포퓰리스트로 분류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집권기(2001~2011년)의 영향은 사이프러스·룩셈부르크·페루로 구성된 이탈리아 경제 규모와 엇비슷한 가상의 나라의 성장과 비교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맞비교하니, 포퓰리스트 집권 후 2~3년까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15년쯤 흐르자 포퓰리즘 국가는 포퓰리즘이 아닌 나라보다 1인당 GDP가 10% 정도 낮아지고, 국가 채무 비율은 10%포인트 높아졌다.
푼케 박사는 그리스에선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를 대표적인 포퓰리스트로 분류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고조되던 2015년 국제 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총리로 당선된 그리스 좌파의 ‘아이콘’이다. 그리스는 부활하고 있지만, 포퓰리즘 재감염 우려도 나온다. 푼케 박사는 “포퓰리즘은 한번 감염되면 없애기 어려운 ‘고질병’”이라며 “포퓰리즘을 한번 맛본 나라에선 포퓰리즘 정부가 재집권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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