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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폭등했다가 고점 대비 가격이 지난해 3분의 1토막 나 투자자 입에서 비명을 유발한 세계 최대 가상 화폐 비트코인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WEEKLY BIZ는 지난달 23일 ‘비트코인 반감기가 뭐길래…연말에 10만달러까지 간다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만달러 정도여서 ‘10만달러’를 제목에 쓰는 것이 다소 과격하지 않을까 내부적인 우려도 나왔는데, 약 열흘 사이 6만달러를 넘어 계속 올라 ‘10만달러’가 결코 어렵지 않은 전망치가 됐다.
이번 상승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공부한 투자자들은 올해 4월 정도로 예정된 반감기가 결정적 변수라는 데 동의한다. 지금 가장 궁금한 질문, 즉 비트코인을 지금 사도 될지에 답하려면 반감기의 ‘실체’부터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4년 전 반감기 때 비트코인 투자에 성공해 ‘파이어족(경제적 자립 후 자발적 조기 은퇴자)’이 된 한정수 연두컴퍼니 대표에게 반감기가 무엇이고 이를 비트코인 투자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물었다.
◇Q1. 비트코인 반감기가 무엇인가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요와 공급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공급’ 측면을 이해할 때 꼭 필요한 개념이다. 비트코인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2008년 짜였다.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운영자가 없다. 누구나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일종의 암호 풀기 같은 연산 작업을 한 다음 그 결과를 ‘블록’이라는 단위로 저장한다. 연산 작업을 하는 데는 컴퓨터·전기 등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하고, 이를 수행한 ‘채굴자’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시장에 내다 파는 비트코인이 공급량을 결정한다. ‘블록’ 하나를 만들 때 지급하는 비트코인의 양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를 ‘반감기’라 한다.
◇Q2. 정해진 규칙이란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개라고 설계 당시부터 정해두었다. 또 블록 21만개가 만들어질 때마다 채굴에 대한 보상을 절반으로 줄인다고도 되어 있다. 누군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트코인 설계자(예명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들어둔 규칙이다. 채굴 보상은 블록체인 출범 초기 50비트코인이었다가 4년 후인 2012년 말 25비트코인, 다음 4년 후인 2016년엔 12.5비트코인으로 줄었고 2020년부터는 6.25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있다. 채굴자들이 받는 비트코인이 줄면 시장에 공급되는 비트코인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다.
◇Q3. 줄어드는 주기가 왜 4년인가
비트코인 설계자는 한 블록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10분’에 수렴하도록 해두었다. 엄청난 고성능의 컴퓨터가 등장하거나 채굴자들이 늘어서 블록이 생성되는 시간이 빨라지면, 문제 난도를 높여서 결과적으로 10분에 하나꼴로 블록이 생성되도록 한 것이다. 위에 ‘블록 21만개가 만들어질 때마다’ 보상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10분에 하나꼴로 블록이 만들어진다면 210만분(21만X10분)이 걸린다는 뜻이며 이는 대략 4년 정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확히 10분마다 블록 하나가 만들어지기는 어렵고 이보다 약간 짧거나 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반감기가 정확히 4년마다 오지는 않는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이 출범한 후 반감기는 세 차례 있었다.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이었다. 다음 반감기는 다가오는 4월 19일 정도로 예상된다.
◇Q4. 아직 반감기도 안 왔는데 왜 벌써 오르나
지난 반감기 때는 코로나로 인한 폭락과 반감기 시기가 겹쳐 반감기 이전에 큰 하락이 왔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등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에 반감기에 대한 정보와 기대가 널리 퍼져 있고, 그래서인지 지난번보다 조금 빠르게 상승이 나타났다. 5일(미 동부시간 기준) 전 고점인 6만8790달러를 넘어선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6만9171달러까지 치솟았다. 과거를 돌아보면 비트코인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은 반감기 이후 약 1년~1년 6개월에 걸쳐서 발생했고, 이후 다시 하락하기를 반복했다. 1차 반감기 때는 12.35달러였던 비트코인이 1년 6개월 이내에 1080달러(87.4배)라는 신고점을 달성했고, 2차 때는 650.53달러가 1만9500달러(30배)로, 3차 때는 8821.42달러가 6만7000달러(7.6배)로 급등했다. 일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두고 ‘내년엔 20만달러는 가지 않겠나’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Q5. 그렇다면 지금 투자해도 될까
반감기라는 변수만 놓고 보면 아직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무엇도 확실하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투자의 세계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만약 투자한다면, 매수보다 매도 시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경험으론 반감기 이후 상승기가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이어졌으므로 보수적으로 보면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이 오를 수 있다. 이런 상승장 막바지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광기가 극에 달해 비트코인이 폭등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투자를 원래 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국지적인 광기 상태가 와있는 상태인데, 이 광기가 2017년, 2021년처럼 사회 전반적인 광기로 퍼지면 그게 고점이 다가왔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은 상승기 때도 20~30% 정도의 상승·하락을 반복하곤 했기 때문에 단기적 가격 변동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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