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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기 자전거 뎬둥처(電動車) 두 대가 한 건물 앞에 주차돼 있다. 기존 자전거 틀에 배터리만 실은 초창기 모습으로 뒷바퀴 앞에 실려있는 배터리를 들어올려 집에서 충전하는 방식이다./훙둥중궈

약 15년 전, 제가 중국 베이징에서 살 때 얘깁니다. 당시 저의 주 교통수단은 ‘뎬둥처(電動車)’라는 전기 자전거였습니다. 수년간 애마(愛馬) 노릇을 하던 스쿠터를 팔아치우고 뎬둥처를 선택했습니다. 이틀에 한 번 정도 배터리만 충전하면 되니 경제적으로 그만한 게 없었습니다. 중국 시장 골목 어디에서나 볼법한 자전거 가게에서 조립해 주는 브랜드도 없는 ‘뒷거래 제품’이었지만 어쩌면 그것이 중국 전기차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중국 전기차는 세계 누구도 무시 못 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가 중국에서 전기차를 배우려 하고, 선진국들은 중국 전기차를 밀어내려 애씁니다. 길거리 누구나 뎬둥처를 타고 다니던 나라는 결국 자차 운전자 절반이 전기차를 모는 나라가 됐습니다.

중국 전기차 혁신의 핵심 동력은 ‘발상 전환’ 입니다. 정밀 기계처럼 자동차를 만들자는 생각을 버리고 스타트업처럼 회사를 운영하자는 접근을 하니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자전거에 배터리만 붙여 넣었을 때처럼 ‘일단 만들고 해보자’는 스타트업 정신이 통했습니다.

중국은 비디오테이프를 건너뛰고 DVD를 보급한 나라,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핀테크를 보편화한 나라입니다. 늦었다 싶은 기술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일단 하다 보니 최고가 됐습니다. 어쩌면 일단 해보자 하는 정신이 기술 변혁 시대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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