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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큐피드의 화살’이 될 수 있을까.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사랑 찾기가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답게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앱만추(앱으로 만남 추구)’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Tinder)’가 지난해 4월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엄에 의뢰해 미국·영국 등에 거주하는 18~25세 성인 40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34%)이 “데이팅 앱 프로필을 만들 때 잘 나온 사진을 고르거나, 소개 문구를 매력적으로 다듬을 때 AI의 도움을 받겠다”고 답했다.
틴더의 페이 이오소탈루노 최고경영자(CEO)는 WEEKLY BIZ와 서울에서 만나 “AI는 (데이팅 앱) 이용자가 나를 돋보이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만 마치 보호자처럼 이용자를 지켜주는 역할도 해주고 있다”며 “어린 내 딸들도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틴더는 현재 190국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고 있다. 일평균 스와이프(데이팅앱 내에서 상대방에 대한 호불호를 표시하는 행위) 횟수만 30억회에 이른다. 이오소탈루노 CEO는 워너브러더스, 비아콤 같은 미디어 기업에서 15년간 근무한 후 틴더의 모회사인 매치그룹에 합류해 지난 1월부터 틴더의 수장에 올랐다.
◇AI, 연애 도우미이자 보호자
-AI가 Z세대의 연애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
“틴더는 대략 2년 전부터 AI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테스트 중인 ‘스마트 셀렉터’가 대표적인 활용 사례가 될 것이다. 이용자가 올린 본인 사진 중 (조명이나 구도 등 좋은 프로필 사진의 조건에 맞춰) 최적의 사진을 골라주는 기능이다. 단계별로 ‘데이트 코치’ 역할도 한다. 자기 소개 문구를 다듬어주거나,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한 대화 문구도 추천해줄 수 있다. 데이팅 앱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방식으로는 만날 수 없는 누군가와 연결시켜 준다는 점이다. AI 기술이 발전하면 최적의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과정에서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틴더에서 AI를 적용한 실제 사례는 또 어떤 것이 있나.
“틴더는 부적절한 메시지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틴더 앱에서 대화를 나눌 때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문구(예를 들어 욕설이나 모욕적 표현)가 포함돼 있다고 판단되면 AI가 대화에 개입한다. 메시지 발송자에게 ‘당신이 정말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게 맞느냐’고 물어본다. 틴더가 내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러한 기능이 도입되고 나서 부적절한 메시지 발송이 (도입 전과 비교해) 10%가량 줄었다. 반대로 특정 단어나 문구가 포함된 메시지를 받은 사람에게는 ‘혹시 지금 받은 메시지가 당신을 불편하게 했느냐’고 확인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메시지에 대한 신고도 46% 늘었다. AI가 ‘악성 이용자’를 빠르게 찾아내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 활용 외에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하는 조치는.
“틴더에서 일하면서 늘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일을 하는 ‘트러스트 앤드 세이프티(Trust and Safety)’ 팀의 기능에 대해 강조해왔다. 최근 3년간 ‘연락처 차단’ ‘신고하기’ 등 이용자 보호와 관련, 20개 정도의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개인정보와 사진 외에도) 자신의 동영상을 올려 본인 여부를 확인받는 ‘본인 인증하기’ 기능 역시 이용자 보호를 위해 도입한 기능이다. 틴더 앱 내에서 동영상으로 본인 인증을 거친 경우 다른 이용자들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칭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 Z세대, 데이팅앱에서도 ‘초고속’”
-한국 이용자들의 특징은.
“우리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Z세대이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앱 내에서 메시지를 받았을 때 답하는 속도가 한국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1~10월 틴더 이용자 중 메시지에 대한 응답이 가장 빨랐던 이들은 부산의 이용자들이다. 인천이 3위, 서울이 4위다. 국가별로 봐도 한국의 응답 속도가 가장 빠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 안에서도 한국의 젊은 층이 스마트폰과 앱 조작이 더 능숙하다는 의미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틴더 앱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은 대면 만남을 가장 선호하는데, 한국에서는 카카오톡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소통하면서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전 세계적으로 Z세대 이용자들의 특징이 있다면.
“외모보다 가치관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2022년 앱 내 조사에서는 서로 간의 믿음(79%)이나 존중(78%)이 중요하다는 응답자가 외모(56%)를 중시한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젊은 세대 이용자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 10명 중 6명 정도는 공통의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 틴더를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길 원한다는 응답자도 40% 정도는 된다. 데이트 상대를 고를 때 친구와 상의를 많이 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조사를 해보면 상대방의 프로필을 캡처해 친구에게 보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0%쯤 된다. 이러한 성향을 고려해 지난해에는 ‘틴더 매치메이커’라는 기능도 도입했다. 친구에게 인터넷 링크를 보낸 뒤 ‘이 사람 괜찮아 보여’라고 물어볼 수 있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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