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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격식 갖춘 옷차림보다는 ‘편한 패션’이 추세다. 아예 완전한 자유복을 입는 회사도 최근 많아졌다. 반면 여전히 슈트를 고집하는 곳도 있다. 평소에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다가도 중요한 미팅이나 면접처럼 정장을 갖춰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WEEKLY BIZ는 서울 가로수길 빈티지숍 ‘수박빈티지’ 김정열 대표의 캐주얼·슈트(정장) 스타일링 팁을 지난주 비즈니스 캐주얼에 이어 소개한다. 김 대표는 어떤 드레스코드든 “자연스럽게, 그리고 남들보다 살짝 보수적으로” 입을 것을 권했다. “조금 덜 차려입는 것보다는 조금 더 차려입는 게 낫다”는 스타일 격언과도 일맥상통하는 조언이다.
◇”캐주얼을 입더라도 어른스럽게”
넥타이를 풀고 운동화를 신는다고 바로 캐주얼이 되는 건 아니다. 김 대표는 무릎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남색 면 소재 반바지로 캐주얼 차림을 연출했다. 최근 일부 기업·직군에서 반바지까지 자유롭게 입는 추세를 고려한 선택이다. 아직 반바지는 무리라고 생각된다면 하의만 긴바지로 바꿔서 점잖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어른스러워 보이도록” 신발은 로퍼(끈 없는 구두)를 신었다. 로퍼는 끈으로 착용감을 조절할 수 없어서 정확한 사이즈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양말에 신는 로퍼와 여름철 맨발에 신는 로퍼 사이즈가 다르다”고 했다.
짙은 녹색에 굵은 격자무늬가 들어간 셔츠는 깃이 양옆으로 넓게 벌어지는 오픈 칼라(open collar) 형태다. 김 대표는 “소재나 패턴(무늬)은 힘을 빼더라도 캐주얼일수록 묵직한 색깔로 균형을 맞춰주는 게 좋다”고 했다. 캐주얼은 신발이나 액세서리에 따라 분위기가 금세 달라진다. “차분한 시계 하나로 비즈니스 캐주얼에 가까운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캐주얼 느낌을 내기에 가장 좋은 액세서리는 모자입니다. 볼캡(야구모자)뿐 아니라 버킷 햇(벙거지 모자), 베레모, 페도라(중절모) 같은 모자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캐주얼은 가장 편한 옷이지만 드레스코드로는 가장 난해할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무엇을 입을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김 대표는 “마음대로 입어도 좋은 게 캐주얼이라지만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고 매력 있어 보이려면 공부를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봐야 한다”고 했다.
◇”슈트의 제1 규칙은 ‘정확한 사이즈’”
김 대표는 “드레스코드로서는 슈트가 가장 쉽다”고 했다. 지켜야 할 규칙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정확한 사이즈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안 맞는 슈트를 입고 다니는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재킷 사이즈의 기준은 어깨다. “소매 길이나 품은 살짝 수선을 하더라도 어깨는 정확하게 맞는 걸 사야 합니다. 어깨는 수선비를 비싸게 줘도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거든요.”
바지 길이도 중요하다. 전처럼 길게 입는 남자들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적당한 길이를 찾는 건 여전히 어렵다. 바지의 통이나 구두의 모양에 따라서도 최적의 기장이 살짝 달라지니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김 대표는 “복숭아뼈를 살짝 덮는 정도가 가장 무난하다”고 했다.
정장은 유행을 타는 이른바 ‘캐릭터 정장’보다는 기본적인 디자인을 골라야 오랫동안 근사하게 입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쇼핑을 할 때 구두, 벨트, 넥타이 같은 액세서리도 같이 장만해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통일하면 좋다”면서 “기껏 멋진 슈트를 사놓고 액세서리를 적당히 매치하지 못해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킹스맨’이나 제임스본드처럼 입으란 이야기가 아니다. 김 대표는 “(기본 디자인에 만듦새가 탄탄한) 대통령 양복보다 아주 살짝만 더 멋부린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와이셔츠’ 대신 샴브레이(수병들의 군복에 쓰이는 직물) 셔츠를 입었다. 좁은 쪽 끝을 넓은 쪽보다 길게 뺀 넥타이도 옷차림에 유머와 여유를 더하는 의도된 어긋남이다.
슈트가 밋밋해 보인다고 넥타이 등에 밝고 강렬한 색을 넣으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다. 이런 ‘포인트’ 없이도 우아해 보이려면 심미안(審美眼)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예술 작품이나 자연 풍경 같은 ‘궁극의 아름다움’을 자주 접해야 안목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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