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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페트로 달러의 핵심 축이자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였던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페트로(석유) 달러’ 체제가 막을 내렸다”는 소셜미디어 글과 일부 외신 보도가 퍼지며 ‘페트로 달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브릭스뉴스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50년짜리 페트로 달러 협정이 만료됐다”며 “이제 사우디는 미국 달러로만 석유를 판매하는 대신 위안화나 유로화, 엔화 등 다양한 통화로 석유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사우디의 공식 입장이 없는 데다, 계약 만료 여부도 불분명해 신뢰하기 어려운 소식이란 평가도 나온다.

◇Q1. 페트로 달러 협정이란

페트로 달러 협정 혹은 체제는 사우디가 원유 수출 대금을 달러로만 결제하는 대신,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1971년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금태환 정지 선언을 하며 달러 위상이 추락하자, 헨리 키신저 당시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의 파이살 국왕을 접견해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하는 대신, 원유를 달러로만 거래해 달러의 위상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취지였다.

◇Q2. 협정이 만료된 건 맞나

확실하지 않다. 이 협정 자체가 공식 문건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이에 이 협정의 계약 기간이 존재하는지, 계약 기간이 있다면 50년이 맞는지 등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 협정이 미국과 사우디 사이 ‘신사협정’ 수준이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Q3. 페트로 달러는 굳건한가

페트로 달러 협정 만료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반세기 가까이 작동했던 페트로 달러 체제를 흔들려는 도전자들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중국이 달러 패권에 도전 중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걸프 지역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 “석유와 가스의 무역에 위안화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제하자, 원유 수입국들이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 인도 루피, 아랍에미리트 디르함 등으로 구매하는 양상도 보인다.

◇Q4. 협정을 했던 미·사우디 관계는

페트로 달러 체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미국과 사우디 사이 긴밀했던 관계가 흔들리는 점도 한몫한다.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으로 최대 산유국이 되며 미·사우디 양국은 에너지 협력 관계에서 경쟁 관계가 됐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여기에 이란이 자체 핵무장을 하며 미국이 사우디를 지켜준다는 믿음도 흐려졌다. 이에 사우디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대미 외교의 지렛대로 쓴다는 해석이다.

◇Q5. 앞으로 전망은

페트로 달러 시대가 저물면 미국 달러 수요가 줄면서 달러 가치 하락과 미국 채권 시장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오건영 신한은행 WM 사업부 팀장은 “명문화된 내용이 있든 없든 페트로 달러 체제는 반세기 동안 굳어져 각국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라며 “달러 영향력도 굳건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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