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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데, 사실 나 자신을 정확히 알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 나의 도드라지는 강점이 뭔지 쏙 골라 분석해주는 진단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우리가 흔히 세계 최대 여론조사 기관으로 알고 있는 갤럽은 ‘강점 분석’ 분야에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회사로 꼽힌다. 존 클리프턴(Clifton) 갤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버서더호텔에서 WEEKLY BIZ와 만나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이성적이라는 착각에 빠져 살지만, 사실 우리가 내린 의사결정의 70%는 감성에서 비롯된다”며 “’클리프턴 강점 진단’은 이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개인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했다.

존 클리프톤 갤럽 회장이 2024년 6월 24일 서울 강남 노보텔 엠바사더 호텔 강남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전기병 기자

◇성공? 너 자신부터 알라

-’강점’이란 표현이 다소 모호한데.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은 ‘나를 아는 것’을 강조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뛰어난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은 물론 나를 판단할 때 강점보단 약점이나 허물부터 눈길을 주는 경향이 있다. 편견에 사로잡힌 채 스스로나 타인을 재단한다. 그러나 사람은 결국 그 사람의 강점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고 선택한다. 쉽게 말해, 강점은 ‘내가 나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강점 진단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은 자신의 선택이 이성에 근거한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아이큐(IQ) 테스트 등 이성적 능력을 평가하는 다양한 도구들을 개발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내린 결정의 70%는 감성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직업적 성공, 개인적 성취는 모두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非)이성의 영역을 이해하지 못하면 헤맬 수밖에 없다. 강점 진단은 이성은 물론 감성의 영역까지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다.”

-강점 진단이 빛을 본 대표적 인물은.

“당장 생각나는 건 에스토니아의 첫 여성 총리인 카야 칼라스다. 그는 원래 승승장구하던 변호사였는데, 정계에 진출해 정점까지 올랐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계에 진출한 계기에 대해 ‘강점 진단을 해봤는데, 내가 경쟁심이 강하다는 걸 알고 정계에 도전했다’고 했다. 나의 강점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 발전의 촉매로 삼은 것이다.”

-클리프턴 강점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

“‘나는 곧장 일에 착수하는 것을 선호한다’ 등과 같은 문항 177개를 제시한 뒤, 5가지 척도 중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을 택하는 식으로 검사한다. 이를 토대로 강점 분야 34개 중 대표 강점 5개를 뽑아내 검사받은 사람을 분석한다. 이 진단법은 나의 조부인 돈 클리프턴이 만든 것으로, 지난해 5월 기준 전 세계 사용자 수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래픽=김의균

◇강점 파악, 업무 몰입도 향상에도 핵심

-직장 차원의 강점 진단도 필요할까.

“갤럽은 2009년부터 글로벌 직장인 약 330만명을 대상으로 ‘일에 몰입하고 있는지’ 묻는 근무 몰입도 조사를 해왔다. 근무 몰입도는 조사 첫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엔 (비대면 근무 증가 등의 여파로) 이례적으로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에 해당하는 8조9000억달러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계산도 있다. 근무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건 결국 직장 내 개개인들의 강점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조직 차원의 강점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업무 몰입도를 높이려면

“미국에서도 ‘입사할 땐 회사 이름 보고 들어가지만, 퇴사할 땐 사람 때문에 나온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사람 때문에 회사에 남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팀원 간 시너지’란 화학작용을 내려면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 서로의 강점을 알면 소통과 역할 분담이 원활해진다. 팀 내 화합이 강해지고, 성과가 좋아지면, 만족도와 몰입도가 높아지는 선순환도 일어난다. 자연스레 이직률도 떨어진다.”

◇”한국식 교육, 강점 육성으로 바뀌어야”

-최근 한국서도 강점 진단에 관심이 커진다.

“대부분 학생들은 자신이 잘하는 과목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입시를 위해 못하는 과목을 보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환경에선 무엇 하나 두드러지지 못한 ‘평균적’인 인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를 바꾸고, 진보시키는 건 강점을 꾸준히 발전시킨 특출난 이들이다.”

-갤럽의 목표는.

“현재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 소셜미디어 의존, 수면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정신 건강 위기’ 상태다. 삶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답한 미국인들 비율은 2020년 45%에서 2022~2023년에는 10%대까지 뚝 떨어졌다. 갤럽의 목표는 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강점을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개인이 강점을 살려 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할 때 개개인들이 모여 사는 세상도 보다 만족스럽게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갤럽 강점 진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https://www.gallup.com/home.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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