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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얼굴이 3일부터 일본의 1만엔권 지폐에 등장했다는 소식에 국내에선 “불편하다” “치욕이다” 등과 같은 반응도 적잖다. 왜일까.
이는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 발행된 한반도 최초의 근대식 지폐 ‘제일은행권’에 에이이치의 초상이 등장한 것과 연관이 있다. 대한제국에선 1902년 개항장을 중심으로 무역이 늘자 “지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때 일본의 민간은행이던 제일은행이 은행장이던 에이이치의 얼굴이 담긴 자체 지폐를 만들어 한반도에 뿌렸다. 대한제국의 허가 없이 나온 돈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백동화 등 대한제국의 기존 통화는 정부의 과도한 대량 발행으로 신용력이 떨어져 있었고 이에 제일은행권이 사실상 법정화폐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제일은행권은 금본위제였던 일본 돈으로 바꿀 수 있어서 가치가 안정돼 있었기 때문에 유통량이 늘어났고, 사실상 한반도의 금융을 장악하게 된다. 일본의 민간은행이던 제일은행이 대한제국에서 중앙은행 역할을 한 셈이다. 에이이치는 나아가 경인철도합자회사, 경부철도주식회사 사장을 지내며 1900·1905년 경인선·경부선 철도 완공에도 주요 역할을 한다. 신현암 팩토리8 대표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폐·철도는 가장 강력한 권력 수단”이라며 “이에 에이이치가 1910년 ‘경술국치’ 이전 그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제일은행권 발행이나 철도 부설 등이 한반도 침탈을 목표로 추진했던 것인지에 대한 해석은 다소 엇갈린다. “에이이치가 한반도 식민지화를 목표로 지폐를 만들고 철도를 깔았다고 보는 건 결과론적 해석”(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이란 것이다. 에이이치의 증손자 마사히데는 “에이이치는 청소년기 농민 시절 관료에게 차별받은 경험으로 늘 차별 없는 사회를 추구했다”며 “그런 그에게 ‘한반도를 지배하자’는 생각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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