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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시절 취재의 기초는 육하원칙이라고 배웠습니다. 기자 선배들은 그중에서 ‘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왜’가 허술하면 글 전체가 설득력을 잃어버린단 얘기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취재는 입사 이래 가장 고됐습니다.

부유한 농가에서 태어난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굳이’ 막부 타도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그 막부 일원으로 승승장구하다 ‘굳이’ 뛰쳐나와 숱한 기업을 세우고, 그렇게 쌓은 재산을 ‘굳이’ 사회에 환원했는데, 그 과정마다 ‘왜’가 잘 취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초 이번 취재는 에이이치 증손자인 마사히데 인터뷰로 끝내려 했지만, 그의 조카 겐과 뒤늦게 추가 인터뷰를 가진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고손자 시부사와 겐

‘에이이치는 왜 이런 삶을 살았던 겁니까?’ 기자의 질문에 겐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그냥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도 ‘굳이’ 이타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학교 후배에게 전해달라며 몇백억 장학금을 익명 기부하는 독지가, 알아주는 이 없이도 매일 새벽 연탄을 나르는 자원봉사자. 반면 전 지금껏 ‘나만을 위한 삶’만 살아왔단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출근길마다 누군가 떨어뜨린 쓰레기를 주워 주머니에 넣고 있습니다. 야구 스타 오타니는 같은 행동을 두고 “행운을 줍는다”고 했다더군요. 저도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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