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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시 프레스턴(Preston) S&P글로벌 미국주식총괄은 “2023년 말 기준 20년 투자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비중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펀드) 매니저 중 90% 이상이 S&P500 지수 상승률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장기 투자에서 시장을 이기는 건 매우 어렵다는 의미”라고 했다.

올 상반기 S&P500 지수는 세계 주요국 주가지수 중 일본 닛케이평균(18.3%)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률(7.3%)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단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국 증시에서도 대형주 500종목을 대표하는 지수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일까. S&P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을 관리하는 하미시 프레스턴(Preston) S&P글로벌 미국주식총괄은 최근 WEEKLY BIZ와 화상 인터뷰에서 “흑자 여부, 산업별 균형, 적정 수준의 지수 구성 종목 교체를 통해 안정적으로 지수를 관리하고 있다”며 “단순히 미국에서 가장 큰 500개 종목을 지수에 담아두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특정 산업군으로 쏠림 없이 가장 양질의 종목만 지수에 담기 때문에 S&P500 지수 투자로도 적절한 분산 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S&P글로벌의 S&P 다우 지수 부문에서 지수 관리 및 지수 투자 전략에 대한 업무를 꾸준히 맡아온 프레스턴 총괄은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20년)에선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펀드 매니저의 주관에 따라 종목과 비중 결정하는 펀드) 10개 중 9개가 S&P500 지수 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낮았다”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흑자 여부, 산업별 균형 고려해 고른 500종목”

-단순히 덩치가 큰 500개 기업을 고른 지수는 아니라는데.

“물론 시가총액도 고려 대상인 것은 맞다. 시총이 180억달러(약 25조원)가 넘어야 S&P500 지수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기준이 여럿 있다. 우선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면서 동시에 미국 소재 기업(50% 이상 매출이 미국에서 발생)이어야 한다. 수익성도 있어야 한다. 직전 4개 분기를 합쳐서 흑자를 기록했어야 하며, 가장 최근 분기에도 수익을 냈어야 한다. 또한 S&P500 구성 종목을 결정하는 지수 위원회는 산업군별 균형과 전체 종목 대비 교체되는 종목의 비율인 전환율(turnover rate)도 고려한다. 지수 구성 종목의 쏠림이나 잦은 종목 교체로 인한 불안정성 등을 피하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S&P500 지수의 연평균 전환율은 4% 정도다.”

-IT 산업의 성장으로 일정 수준의 쏠림은 불가피할 것 같은데.

“(단기적인 쏠림은 피하더라도) 기술 발전에 따른 큰 산업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도 지수의 역할이라고 본다.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가면 IT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S&P500 지수의 6%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30여 년간 IT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불어나 지난 5월 말 기준 30% 정도에 이르렀다. 이는 금융(12%)이나 헬스케어(13%)보다 훨씬 큰 비중이다. 지난 2년간은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으로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시총 최상위 종목의 비중이 더 커진 측면은 있다.”

◇”장기 투자일수록 S&P500 유리”

-각국 증시 대표 지수 중에서도 S&P500 지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 주식은 글로벌 주식 시장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런 미국 주식에서 S&P500 지수는 미국 증시 시총(시장에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는 유동 주식 기준)의 85%를 대표하는 지수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이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절반 수준의 크기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증시 상황을 판단하는 척도로서도 의미가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글로벌 주식 시장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증시의 상황을 살피게 된다. 이럴 때 미국 대형주 주가를 측정하는 S&P500 지수가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대가들이 S&P500 지수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벤치마크(비교 평가 대상)인 S&P500 지수 등 시장 대표 지수의 상승률을 넘어서 보려고 노력한다. 100%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투자 전문가인 펀드 매니저들에게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의 60%가 S&P500 지수 수익률에 못 미쳤다. 지난해 S&P500 지수는 26.3%의 수익률(배당금 포함)을 기록했는데,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를 굴리는 펀드 매니저 10명 중 6명은 S&P500 지수를 이기지 못한 셈이다. 2001년 이후 대형주 액티브 펀드 중 S&P500 수익률을 이긴 펀드가 더 많았던 해를 보면, 2005·2007·2009년 정도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S&P500 지수를 이기는 게 더 어려워진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20년간의 수익률을 놓고 보면 90%의 액티브 펀드 매니저가 거둔 성적이 S&P500 지수 상승률에 못 미쳤다. 전 세계적으로 지수에 기반을 둔 투자가 급격히 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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