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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

성공을 자신의 노력이 아닌 우연의 결과로 여기는 심리적 현상을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 한다. 실적이나 승진을 운이나 누군가의 실수 덕이라 생각하면 자기 불신이 커지고 과대평가된 실체가 드러날까 불안하다. 과거에는 전문직 여성이 주로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성별과 무관하게 대다수 직장인이 경험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설명된다.

마케팅은 가면 증후군에 가장 취약한 직군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는 마케팅 실적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미국의 최고경영자(CEO) 조사에서 마케팅과 재무적 성과의 연관성을 불신하거나 마케팅이 예술적 활동에 치우쳤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8%, 67%에 달했다. 마케팅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 탓도 크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이 속속 등장하니 아는 것이 금세 구식이 되고 자신감이 하락한다. 브랜드, 고객 경험 관리 등 마케팅 영역이 다양해지고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성공에 대한 기여가 모호해진 영향도 있다.

가면 증후군이 성실함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기 비하로 인해 업무 효능감과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다. 네바다대의 리처드 가드너 교수는 가면 현상을 예방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쉬지 않고 일하는 직원의 동기가 순수한 열정인지 자기 불신에 따른 두려움인지 관찰해야 한다. 상대적 평가보다 업무 중심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실수를 긍정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 트렌드 변화로 인한 지식 격차를 줄여주는 학습 지원도 도움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크리스 카포셀라는 마케팅에 관한 경영자의 인식 변화를 요구한다. 2023년 맥킨지 조사에 의하면 경영자가 마케팅을 기업의 핵심 영역으로 여길 때 연매출 5% 이상 고성장을 거둘 가능성이 세 배 이상 증가한다. 표면적인 고객 중심 경영을 넘어 마케팅의 잠재력을 신뢰하고 분명한 역할과 방향을 제시하면 직원 성취도가 높아지고 기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결실이 뒤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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