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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삼
그래픽=양인성

잘나가던 미국 경제의 양상이 바뀌는 분위기다. 일자리가 문제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은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4.3%까지 뛰었다. 미국은 견조한 노동시장 덕분에 사람마다 지갑이 두둑했고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지탱됐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흔들리자, 미국 경제 선순환의 중심축이 무너진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 근거로 투자자들이 최근 주목하는 핫한 경제 지표가 있으니, 바로 ‘삼의 법칙(Sahm rule)’이다.

◇Q1. 삼의 법칙이란?

불과 5년 전 발표된 신생 지표로, 미국의 대표적인 경기 침체 가늠자로 여겨진다.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삼(Sahm)이 과거 경기 침체와 실업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끝에 만들었다. 국내에선 ‘샴의 법칙’으로 표기되기도 했는데, 실제 발음은 ‘삼’ 혹은 ‘쌈’이다. 삼의 법칙은, 최근 3개월 치 미국 실업률 이동평균(7월 이동평균은 5월, 6월, 7월 석 달의 실업률 평균)을 직전 12개월 동안의 3개월 실업률 평균치 최저값과 비교해, 두 이동평균 사이 차이가 0.5%포인트보다 벌어지면 경기 침체로 여긴다.

◇Q2.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예컨대 지난 7월의 미국 실업률 이동평균은 4.13%다. 지난 5월은 실업률이 4.0%, 6월은 4.1%, 7월 4.3%여서 이들 세 값의 평균을 낸 것이다. 그리고 직전 12개월 동안의 3개월 실업률 이동평균 최저값은 3.60%(2023년 7월 실업률 3.5%, 6월 3.6%, 5월 3.7%의 평균)다. 따라서 4.13%와 3.60%의 차이는 0.53%포인트로 계산된다. 삼의 법칙은 0.5%포인트보다 높아지면 경기 침체로 보기 때문에, 7월 0.53%포인트는 경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25일 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의 한 식료품점에 직원을 구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미 노동부는 7월 실업률이 6월의 4.1%에서 4.3%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Q3. 얼마나 정확한가

이 법칙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우 미국 경기 침체를 제대로 가리켰다. 통계적으로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 침체 가운데 1959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들어맞았다.

◇Q4. 미국은 정말 경기 침체에 들어섰나

아직 갑론을박 중이다. 통계적으로만 따지면, 삼의 법칙에 따라 미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다”는 해석도 적잖다. 삼의 법칙을 고안한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조차 미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우리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미국의 가계 소득과 기업 투자 등은 견조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Q5. 미국의 공식적인 경기 침체 지표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공식적으로 판가름하는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경기 후퇴로 본다. 하지만 시장 동향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이 지표가 지나치게 후행적이라고 비판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미국 경기는 2007년 12월부터 정점을 찍고 내리막이었지만, NBER은 1년 뒤인 2008년 12월에야 침체의 시작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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