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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

‘Green Is Good(녹색이 좋다).’

2022년 10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가 발표한 보고서 제목입니다. 여기에서 ‘녹색’은 곧 ‘친환경’을 뜻하는데요. 굳이 제목에서부터 강조하지 않더라도 친환경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만, 사실 이 문장의 핵심은 ‘좋다’ 쪽에 있습니다. 부동산 사업자로서 CBRE가 전하고 싶었던 요지는, 환경 친화적인 건축 기술과 운영이 생태계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사무실 2만여 개를 입지와 준공 연도 등 제반 조건을 통제한 상태로 비교했을 때, 친환경 인증 건물의 임대료가 인증이 없는 곳보다 4%가량 높았습니다. 이른바 ‘그린 프리미엄’이 있는 셈입니다.

또한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존스랑라살(JLL)이 2023년 6월 했던 발표에서도 영국 런던 내 친환경 인증을 받은 부동산은 2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LL은 2017년부터 5년에 걸쳐 런던 내 사무실 592곳의 가격을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영국의 친환경 건축 인증제인 ‘브리암(BREEAM)’을 받은 건물의 매매가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평균 20.6% 높았다 합니다. 임대료 또한 11.6%가량 비쌌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역시 2022년 11월 낸 보고서에서 사무용 건물에 붙는 그린 프리미엄이 영국 런던에서는 약 25%, 프랑스 파리에서는 약 35%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서구권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JLL이 2022년 11월 발표한 아시아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여타 변수를 통제하고 비교했을 때 친환경 건물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임대료를 최대 28%까지 더 받았습니다. 서울에서도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임대료가 7~22% 정도 높았다 합니다. JLL은 보고서에서 “임차인들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어젠다와 연계해 점차 건물이 친환경적이길 요구하고 있다”며 “그 결과 아시아의 친환경 건물은 임대율이 높고 임대료를 더 받는 프리미엄을 누린다”고 했습니다. 이에 친환경 인증을 받는 건물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JLL의 후속 조사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을 받은 서울 내 오피스 비율은 2019년 21%에서 2023년 45%로 증가했습니다.

국내에서 그린 프리미엄에 발맞춰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으로는 부동산 대체 투자 및 운용 전문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에너지 및 물 사용, 폐기물 배출 등의 분야에서 임차인도 협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임대차 동의서(Green Lease)’를 도입했는데요. 마스턴투자운용 ESG LAB 관계자는 “자산으로서의 건물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 또한 확보하는 목적”이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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