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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지난 12일 WEEKLY BIZ 인터뷰에서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투약 전후 MRI 영상을 비교해주는 AI 영상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원 기자

치매는 ‘암보다 두려운 질병’이라 불린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었고,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도 큰 탓이다. 그런데 최근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제가 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치매약 시대’가 열린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 7월 각각 승인된 ‘레켐비’ ‘키썬라’와 같은 약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 치료제들을 쓸 때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대표적 부작용은 뇌출혈과 뇌부종. 키썬라의 경우 3상 임상에서 36.8%가 뇌부종과 미세 출혈을 겪었다. 이에 뇌질환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인 ‘뉴로핏’은 이 같은 부작용을 AI를 통해 추적·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목받는다. 지난해에만 200억원을 투자받았다. WEEKLY BIZ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뉴로핏 본사에서 빈준길(36) 대표를 만나 알츠하이머병 치료 시대를 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로핏의 대표 제품은.

“가장 최근에 출시한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라는 소프트웨어다. 이 제품은 뇌의 MRI(자기공명영상)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사용의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투약 전엔 환자의 치료제 처방 적합성을 판단하고, 투약 중에는 뇌출혈, 뇌부종과 같은 부작용의 발생 여부와 중증도 등을 판단해준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쓰면서 자칫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빨리 감지하는 용도다. 아쿠아AD는 새로운 기구나 설비를 갖출 필요 없이, 일반 컴퓨터에 설치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AI는 어떤 역할을 하나.

“AI는 치료제를 사용한 이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물론, MRI와 PET의 영상을 분석해 부작용 발생 여부까지 잡아낸다. 사실상 치료제 투약 전후의 모든 데이터를 비교·분석해주는 셈이다. 게다가 이 모든 걸 수치화해 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미세한 뇌출혈의 개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부종의 위치뿐 아니라 크기가 몇 cm인지까지 식별해준다.”

-의료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할까.

“그렇다. 기존엔 의사가 육안으로 일일이 수십 장의 사진을 넘기면서 뇌출혈과 뇌부종을 찾아내야만 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영상의학과 의사 한 명은 하루에 환자 40~60명의 촬영본을 다루기 때문에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우리 AI는 90%의 정확도로 증상을 찾아낼 수 있다. 의사들에겐 최고의 ‘조수’인 셈이다.”

-AI는 언제, 어떻게 개발했나.

“2015년부터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뇌의 MRI 영상을 활용해 뇌를 컴퓨터로 복원하는 연구를 해왔다. 그러다 당시 같은 연구실 소속이었던 김동현 뉴로핏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AI를 활용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6년 뉴로핏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상업화에 애를 먹었지만,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승인이 사업의 기폭제가 됐다.”

-의료계의 반응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치료제의 투약 성과, 이상 증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아쿠아AD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지난달 알츠하이머 국제학회(AAIC)에서 아쿠아AD를 선보였는데, 당시 뉴로핏 부스를 방문한 의료계 관계자 약 280명이 연락처를 남기고 갔다. 이 중 40명은 따로 제품 시연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 약 500개 정도의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형 의료기기 업체와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일본에서도 연 매출 2조원 수준의 약품·의료기기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본 전역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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