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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의 렐루 서점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 /정철환 특파원

2011년 재정 위기를 겪던 남유럽 국가 중 스페인·그리스 못지않게 심각했던 나라가 포르투갈입니다. 실업률은 한때 18%에 달했고, 사람과 자본이 매일같이 이 나라를 탈출했습니다. 포르투갈 경제는 당시 섬유 산업 경쟁력 약화와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극도로 취약했죠. 포르투갈 정부는 그러나 이를 ‘개혁’이 아닌 차입에 의존한 정부의 재정 확대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결국 빚에 눌려 ‘국가 부도’ 문턱까지 가는 쓰디쓴 경험까지 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포르투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사람과 돈이 알아서 찾아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가득한 리스본과 포르투 거리는 포르투갈 경제가 오랜 터널을 빠져나와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리스본의 부동산 중개소에 나와 있는 매물은 하나같이 우리 돈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집입니다. 그런데도 절반 정도는 ‘집 팔렸음(vendida)’이란 딱지가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불안해합니다. 경제의 근본 문제는 그대로인 채 유입되는 외화 힘으로 경제가 부양됐다는 겁니다. 포르투에서 만난 경제 분석가는 “PIGS(Portugal·Italy·Greece·Spain) 국가 대부분이 관광업 호황의 착시에 빠진 측면이 있는데 관광 붐이 식으면 ‘돌아온 PIGS’란 말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포르투갈이 부활할지 남유럽병에 다시 걸릴지 지켜볼 일입니다.

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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