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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미성년 자녀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주장합니다. 남편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났는데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도 친권자, 양육권자가 될 수 있나요.
A.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을 하게 되면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배우자가 ‘당연히’ 친권, 양육권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혼 소송에서 유책(有責) 배우자의 책임 정도는 위자료 인정 여부나 위자료 금액에 영향을 줄 뿐이고, 친권자나 양육권자 결정 기준은 다릅니다.
법원은 미성년 자녀의 성별이나 연령,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 부모 자녀 사이의 친밀도, 미성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성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친권자, 양육권자를 결정합니다. 나쁜 남편이라도 좋은 아빠일 수 있기 때문에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적합하다면 친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람을 피운 경우라도 친권자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혼의 원인이 남편의 가정 폭력이라면 ‘좋은 아빠’ 되기는 힘들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미성년 자녀의 의사도 고려 요소이지만, 어린 자녀에게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라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가사소송규칙은 13세 이상일 경우에는 자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대 청소년 또한 혼란을 겪을 수 있고,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통제, 회유, 조종하려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신중히 진행돼야 합니다.
사건을 맡다 보면 양육의 적합성 측면에서 부모 가운데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자주 접합니다. 이땐 부모 중 한 명이 자녀를 불법적으로 데리고 나온 경우가 아니라면 기존에 자녀 주위에 형성된 다양한 관계가 최대한 유지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자녀들이 아빠, 엄마와 각각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와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친권자와 양육권자를 결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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