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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함을 추구하는가. 올해 코스피의 불안정성, 한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우려, 미국 대선의 혼란,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미 투자자를 볼 때 주식 투자 등을 통한 자산 증식과 안전 자산 투자를 통한 자산 보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일은 매혹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이는 속이 빈 호떡이나 세계 평화처럼 허상이며, 허구와 상술에 불과하다. 성공적 투자에는 합리적 목표 설정이 필수다. 간단히 말해서, 자산 증식과 자산 보존은 단기적으로 공존할 수 없다.

투자자 대부분에게 자산 보존 전략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자산 보존은 포트폴리오 가치가 하락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변동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동성과 손실은 같은 말이 아니다. 1% 상승과 1% 하락은 같은 변동성이다. 하락을 피하려다 보면 훨씬 더 빈번한 상승을 놓치게 된다. 실제로 상승은 하락보다 두 배 더 자주 일어난다.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가 월별로 53.4%, 연도별로는 68.4% 상승을 이뤄낸 것을 놓치는 셈이다. 미국 S&P 500은 그 역사가 더 긴데, 1925년 이래 월별로 63.1%, 연도별로 73.5% 상승(달러 기준)했다.

그래픽=김의균

변동성이 없는 자산 보존은 장기적 수익률이 낮은 현금성 자산과 같다. 한국은 은행 예금 금리가 낮고,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여러분도 알고 있다. 한국의 10년,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각각 3.01%와 2.90%에 불과하다. 여기에 자산 증식은 없다.

인플레이션도 영향을 준다. 한국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은 2003년 이래 2.4%를 기록했다. 8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 올라 수익률을 잠식했다. 미국도 10년,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각각 3.75% 4.10%이고,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장기적 평균인 3.5%와 비슷하다.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따라서 자산 보존과 증식은 단기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 성장을 원한다면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 아니면 더 낮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낮은 이율과 예산으로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장기적으로 따져보면 자산 증식을 추구하는 게 오히려 자본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주식은 가끔 단기적으로 하락했지만, 1925~2023년을 20년씩 끊어서 따져보면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고, 오히려 달러 기준 평균 806%라는 엄청난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역시 1984년 이래로 20년씩 끊어서 수익률을 따져보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없다. 수익률은 달랐지만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원화 기준 평균 258%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역사가 반드시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윤 추구 동기가 유지되는 한 주식은 장기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면 성장을 누리면서 자산을 보존할 수 있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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