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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품질의 시대가 될 것이다.”
미국의 컨설턴트이자 경영학계의 석학인 조셉 주란(1904~2008)이 남긴 말입니다. 그의 예언대로 품질 관리의 핵심인 ‘품질 보증(QA·Quality Assurance)’ 시장은 새 천 년을 맞은 이래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CMI(Coherent Market Insights)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소프트웨어 테스트 및 QA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384억2000만달러(약 53조원)에 달했고, 매년 평균 13%씩 성장을 거듭해 2030년에는 903억9000만달러(약 124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풍요와는 거리가 먼 탓에 늘 인력난에 허덕이는, 이른바 ‘중소’ 업계에선 QA는 여전히 요원한 꿈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마저 부족한 판국에 품질을 관리하는 인력을 따로 둔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연회 때 상품을 써 보는 관람객 뒤에 바짝 붙어 지켜보는 것이 중소기업의 QA”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판입니다.
게임 업계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그러한 고충을 겪는 개발사를 돕는 대기업도 존재는 합니다. 바로 스마일게이트입니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규모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검수해 줍니다. 잘못 만들어진 부분은 물론 난이도나 밸런스 등도 점검 대상입니다. 업무 효율은 인간과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어떤 게임은 불과 한 시간 만에 테스트를 360만건이나 진행할 수 있었다 합니다.
마찬가지로 AI를 활용하되,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소기업도 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선, 연단에 올라 ‘QA 인원이 제한된 소규모 팀에서 머신 러닝을 활용해 게임을 다각도로 테스트할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한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국내 게임 기업 ‘로드컴플릿’에서 일하는 정선우 머신 러닝 엔지니어였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게임 ‘프레임 암즈 걸’ 개발 인원 40여 명 중 QA를 전담한 인원은 2~3명뿐이었다 합니다. 이때 부족한 인력을 대체한 것이 바로 ‘머신 러닝’이었습니다. 게임을 학습한 AI 테스터가 플레이를 거듭하며 문제점을 찾는 방식이었습니다.
AI와 인간의 장점이 다른 만큼 효율을 높이기 위한 ‘분업’도 이루어졌다 합니다. QA를 담당한 인간은 게임 전체의 기능 테스트나 버그를 식별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했고, 자동화 AI 테스트는 전투 통계 분석과 설계에 집중하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QA 업계 종사자’ 입장에선 AI의 침투가 그저 달가울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시기에도 기존 직업들이 사라지는 만큼 전에 없던 일자리가 생겨났듯, QA 자리가 좁아지는 대신 새로운 길 또한 열리게 될 것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동화와 AI로 인해 2027년까지 일자리가 8300만개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 또한 6900만개가 창출될 것이라 예견했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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