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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및 창작 플랫폼 로블록스의 제렛 웨스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WEEKLY BIZ와 인터뷰를 갖고 "게임 유저가 많고, 글로벌 브랜드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은 로블록스엔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 조인원기자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만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가 있다. ‘10대들의 놀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로블록스다. 이 앱은 스포츠·슈팅·액션 등 600만개가 넘는 게임 콘텐츠를 하나로 모아놨다. 이 디지털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집 앞 놀이터 대신 이 가상의 놀이터에서 아바타(가상 인물)로 변해 함께 시간을 보낸다. 퇴근한 직장인들은 해적단의 일원이 돼 모험에 나선다. 많은 이가 일상의 스위치가 꺼지는 순간 이 ‘또 다른 나만의 세계’로 뛰어든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전 세계적으로 매일 약 9000만명이 로블록스에 접속했을 정도로 인기다. WEEKLY BIZ는 지난 13일 글로벌 1위 몰입형 게임 및 창작 플랫폼인 로블록스의 제렛 웨스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시장 확대 부문 총괄을 만나 로블록스가 그리고 있는 디지털 세계의 미래를 엿봤다.

그래픽=김의균

◇AI가 이끄는 ‘창작 혁신’

코로나 기간 동안 10대들의 비(非)대면 놀이터로 떠올랐던 로블록스는 코로나 종식 이후 인기가 식은 듯했지만, 최근 다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지난 3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일간활성사용자수(DAU)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7%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29% 불었다. 로블록스는 또 ‘인공지능(AI) 혁신’을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일간활성사용자수가 27% 늘어난 비결이 뭔가.

“방대한 양의 콘텐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로블록스 플랫폼 안에는 600만개가 넘는 체험 콘텐츠가 있다. 가상 세계에서 건물을 짓고, 스포츠 경기를 하고, 사교 활동을 하는 등 끝이 없다. 게다가 수시로 새로운 업데이트를 진행해 사용자들에게 역동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

–최근에 시행한 대표적인 업데이트를 꼽자면.

“생성형 AI 도구를 도입한 것이다. 이 AI 도구는 텍스트만 입력하면 가상 세계에서 그대로 구현해 준다. 사용자들의 창작 활동이 훨씬 간단해진 셈이다. 또 AI는 언어의 장벽도 허물었다. 로블록스의 AI는 실시간으로 16개 언어를 번역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개발된 게임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개발자 우대로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 10% 목표”

–최근 로블록스는 자체 개발자 회의에서 글로벌 게임 콘텐츠 게임 내 점유율을 10%까지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달성할 계획인가.

“(계획 달성을 위해) 개발자들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개발자 회의를 열어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수익이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로블록스를 통해 직전 12개월 동안(올해 6월 기준)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벌어들였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로블록스의 주가가 현재 수준(53달러)의 두 배로 성장(110달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는데.

“기분 좋은 전망이다. 하지만 주가 상승 같은 표면적인 성장보다도 뛰어난 개발자 육성, 장르 확장, 브랜드 참여 확대를 통해 발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목표다. 로블록스는 기본적으로 게임 콘텐츠 플랫폼 업체이고, 앞으로도 전체 수익의 80%는 여기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20%는 교육, 미팅, 사교 활동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

–북미권에서는 로블록스가 교육용 자료로도 쓰인다고 들었다.

“그렇다. 미국에 사는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로블록스로 코딩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학생들은 ‘로블록스 스튜디오’란 플랫폼 안에서 직접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운영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 과학 박물관에서 개발한 ‘미션: 마스’란 콘텐츠는 학생들이 직접 탐사선을 꾸미고 화성을 탐험할 수 있는데, 우주 교육 콘텐츠로 인기가 많다.”

◇“내 자녀들에게도 안전한 가상 공간”

–자녀들과 로블록스를 즐겨 하나.

“네 자녀와 로블록스 게임을 하는데 취향은 제각각이다.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막내아들은 각종 스포츠 게임을 즐겨 하고, 15세 된 딸은 로블록스를 통해 코딩을 공부한다. 가끔 딸과 코딩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데, 때로는 개발자 수준의 의견을 제시해 놀라곤 한다. 아이들은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로블록스에서 공포 체험 콘텐츠 ‘도어스(DOORS)’를 하는 등 이미 로블록스 세계가 일상의 일부다.”

–아이들이 사용할 만큼 플랫폼 환경이 안전한가.

“나는 오히려 아이들이 로블록스를 즐겨 하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로블록스에는 AI 기술을 적용한 ‘사전 채팅 조정’ 기능이 있다. 누군가가 채팅 또는 음성 메시지로 부적절한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면 AI가 ‘그 문장을 정말 끝마치겠습니까’와 같은 식으로 되묻고, 표현을 수정하거나 차단한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는 등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로블록스는 글로벌 인터넷 시민으로서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인 어머니를 둔 나에게 한국이 큰 의미를 가지는 만큼, 로블록스에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특별한 시장이다. 한국에는 비디오 게임 유저가 많고, 뛰어난 개발자 커뮤니티가 있고,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로블록스에서 체험 공간을 운영하는데, 누적 방문자 수만 각각 890만과 970만에 이를 정도다. 앞으로도 한국의 각종 브랜드,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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