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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포퓰리스트의 이점’이라는 짤막한 칼럼을 썼습니다. 포퓰리스트의 정책은 언뜻 보면 단번에 문제를 해결할 ‘요술 방망이’처럼 보입니다. 비교적 단순해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관세율을 올려서 저렴한 수입품을 비싸게 만들면 국내 제조업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라잔 교수는 “관세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장기적으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더 떨어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복잡한’ 경고를 합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는 구호인 매가(MAGA)란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ke America Great Again)는 구호의 핵심은 관세다. 관세로 수입품 가격을 올리면 국내 제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 경쟁력을 저해해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만든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FP 연합뉴스

유권자들은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복잡한 해법 대신 직관적이고 단순한 처방을 기대합니다. 이럴 때 해외 전문가들은 “적어도 경제 문제를 다룰 때는 ‘은 탄환’ 같은 건 없다”라고 강조합니다. ‘은 탄환’은 서구 전설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흡혈귀, 악마 등을 퇴치할 ‘한 방’의 해결책을 뜻합니다.

랄프 오사 세계무역기구(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발도상국과의 무역이 미국 내 제조업엔 타격을 입혔지만, 농업이나 서비스업엔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관세를 더 부과하면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거나, 수출로 먹고사는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고도 했습니다. ‘관세 인상’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해법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정책 하나로 경제 문제가 명쾌히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정말 그렇게 간단하게?”라고 되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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