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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독자 개발한 첫 기상위성인 '트리톤'의 모습. /TASA

지난 7월 24일 대만에 상륙한 초강력 태풍 ‘개미’ 때문에 대만 전역은 일상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최대 시속 230㎞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때문에 대만 전역의 학교와 회사에 휴교령·휴업령이 떨어졌다. 당시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대만 당국이 24일 낮 12시부터 고속철도 운행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운행 중단 이후 얼마 안 있어 태풍이 철도 노선을 강타했다. 이처럼 자칫 더 큰 화가 날 뻔한 걸 미리 막아낸 주역은 대만의 기상관측용 인공위성이었다.

대만우주청(TASA)에 따르면, 대만은 기상관측용 인공위성을 통한 기상관측 기술에서 세계 최선두권 국가로 꼽힌다. 대만은 30분마다 기상위성 데이터를 수신해 향후 2~6시간 날씨 상태를 촘촘히 예측하고 정확한 예보를 내놓는다. TASA 관계자는 “대만은 인공위성의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할 기술력을 갖췄는데, 특히 기상관측용 위성 분야에 강하다”며 “대기 상태 분석에 필요한 영상과 이미지 처리 기술도 뛰어나다”고 했다.

대만은 기상관측 분야에서 특히 ‘RO(Radio Occultation)’라고 불리는 기술에서 미국과 더불어 가장 앞선 국가로 평가받는다. RO는 위치 정보 시스템(GPS) 신호를 수신하는 과정에서 신호의 회절(입자가 휘어져 도달하는 현상) 정도를 측정한다. RO 수치는 대기의 온도·압력·습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바탕으로 강수 확률과 태풍 발생 가능성 등을 내다본다는 게 TASA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위성에서 확보한 사진 등을 살펴봐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담당한다. TASA 측은 “정확한 기상 예보를 위해서는 위성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게 핵심”이라며 “우리는 AI로 데이터의 수집·분류부터 결과값을 도출하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AI는 지난 수십 년간의 날씨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예측 정확도도 더 끌어올렸다. 대만 중앙기상청(CWA)에 따르면, 서태평양에서 이 AI의 폭풍 경로 예측 정확도는 기존 모델보다 약 20% 높았다. 로이터는 “대만의 기상관측용 AI는 태풍 ‘개미’가 육지에 상륙하기 8일 전에 이미 그 규모와 경로를 예상해냈다”며 “AI는 날씨의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학습해 수백 가지의 날씨 변수를 며칠 전에 예측할 수 있고, 이 과정이 단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만은 위성 제조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했지만, 아직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로켓 발사 기술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대만은 지금껏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갈 발사체는 외국 로켓에 의존해 왔다. 이에 대만은 지난해부터 로켓 발사 기술 연구에 본격 착수했고, 현재 자국의 1호 로켓 발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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