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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화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고사성어가 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다. 사람 셋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정부나 외부 기관이 화폐 가치를 보증하지 않아도, 8일 현재 가격이 약 9만7000달러에 이른다.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다. 경제 주체 간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며, 가격과 가치는 보통 비례한다. 그렇다면 가상 화폐의 가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네트워크 효과’로 이해하면 쉽다. 사용자가 늘수록 그 시스템의 가치가 비례해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소통할 친구가 늘고 볼거리도 늘어난다. 우버 같은 택시 앱도 앱을 사용하는 탑승자와 운전기사의 수가 늘수록 서비스 자체의 가치가 늘어난다. 쉽게 말해 서비스가 주류(主流)가 될수록 사용자가 느끼는 효용이 더불어 오른다.
가상 화폐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비트코인으로 거래하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늘수록 화폐의 실질적 가치가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의 내재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본위(金本位)제를 채택했다. 통화 당국이 발행한 지폐를 은행에 제시하면 금으로 교환해주는 체제를 말한다. 하지만 금 수급 등 여러 문제가 있어 현재 금본위제를 채택한 국가는 없다. 이후 현대 화폐의 가치는 화폐 가치를 보증하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가상 화폐는 기술에 대한 신뢰와 광범위한 거래 수단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 가치 기반을 뒀다.
가상 화폐 투자자들은 투자 행태도 독특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통상 주식이나 금과 같은 전통 자산이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해당 자산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재무 분야 석학인 앙투아네트 쇼아 등이 저널오브파이낸셜이코노믹스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가상 화폐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수익률을 내더라도 매도는커녕 추가 매수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 그럴까. 특정 가상 화폐의 가격이 오르면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고, 추후 해당 가상 화폐가 규제기관이나 기관투자자들에게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긍정적 순환 구조로 인해 단기 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결국 가상 화폐의 가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신뢰를 핵심으로 한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 화폐에 우호적이다. 그가 차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폴 앳킨스도 가상 화폐에 대해선 트럼프와 견해를 같이한다.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가상 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신뢰가 요동치고, 앞으로 가상 화폐의 가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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