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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

분열과 대립이 증폭하는 상황에선 특정 이슈나 인물과 관련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곤 한다. 소비자가 정치·사회적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행동은 반대하는 브랜드에 대한 제품 구매를 거부하는 보이콧(boycot)과 지지하는 기업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바이콧(buycot)으로 나타난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는 기업과 소비자가 많아졌다. 흑인에 대한 경찰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장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한 콜린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킨 나이키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보수주의자들은 나이키 불매 운동에 나섰고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는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나이키의 주가는 즉각 하락했지만 젊은 층의 지지와 구매가 이어져 회복세로 돌아섰다.

2020년 히스패닉 식품 브랜드 고야(Goya)는 로버트 우나누에 최고경영자의 트럼프 칭송 발언이 화근이 돼 반(反)이민 정책에 반대하던 라틴계 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불매 대상이 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선임보좌관은 고야 제품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내 맞불을 놨다. 고야의 매출은 2주간 20% 상승했고,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의 증가율은 56%에 달했다. 고야 제품에 호기심을 가진 첫 구매자가 많았던 데다 심기가 불편한 라틴 소비자들도 만족할 만한 대체 브랜드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대규모 자금을 기부해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서 구독 중단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깊어지는 갈등 속에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반감, 지지와 저항 집단 간 충돌은 더욱 빈번해졌다.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소신 있는 기업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고객을 잃지 않는 확실한 방법은 대체불가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명감·진정성을 바탕으로 본업에 충실할 때 시대와 이념을 초월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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