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캡처

고부간의 갈등이 살벌하다. ‘슈룹’에서 중전과 대비로 만난 김혜수, 김해숙이 살벌한 신경전으로 첫 방송에서부터 갈등을 고조시켰다.

지난 15일 오후 처음 방송된 tvN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에서는 세자가 왕실 유전병인 혈허궐(피가 부족한 병)에 걸리자 순식간에 적으로 돌아서게 되는 시어머니 대비(김해숙 분)와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임화령은 매번 시강원(왕세자 담당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세자(배인혁 분) 덕에 탄탄한 입지를 유지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말썽꾸러기인 남은 네 아들, 대군들 때문에 바람잘 날 없는 삶을 살았다. 네 명의 대군들은 "성군의 옥의 티"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어 임화령의 마음에 근심을 안겼다.

'슈룹' 캡처

임화령은 대비와 임금 이호가 왕자들과 왕실 자제들의 교육기관인 종학에 행차한다는 말에 이른 아침부터 아들들을 단속했다. 기생집에 있던 무안대군(윤상현 분)을 가마에 실어왔고, 늦잠을 잔 막내 일영대군(박하준 분)을 깨워 데려왔다. 하지만 성남대군(문상민 분)이 지각을 하며 원치 않는 이목을 끌게 됐다.

행사가 끝난 뒤 대비는 중전인 임화령을 불러 "저런 것들을 두고도 발길이 떨어지십니까"라고 물으며 대군들에 대한 못마땅한 심정을 드러냈다. 임화령은 "저런 거라 하시면 저희 대군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냐"고 되물었다. 대비는 "아무리 손자라도 내 자식 속상하게 하면 꼴보기 싫어진다, 중전께서도 눈이 있으니 보셨을 것"이라며 "본을 보여야 할 대군들이 수업 시작 전에 겨우 도착해서 딴짓이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임화령은 "세자가 제왕의 교육을 문제없이 잘 수행하고 있다, 노파심을 거둬달라"고 했고, 대비는 "중전이 도도한 게 왕세자가 중심을 떡하니 잡고 있어서였나, 언제까지 대군들의 자잘한 잘못이 왕세자 그늘에 가려질 거라 생각하느냐"고 몰아세웠다.

임화령은 "내명부 왕자들의 관리는 중궁의 의무"라며 "보이는 것보다 바쁜 게 중궁의 일이다, 저는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대비는 "이 늙은이가 중궁의 경험이 없어 그 자리가 그렇게 바쁜지 몰랐다"고 비아냥거렸고, 임화령은 그런 대비를 두고 자리를 떴다.

고부간의 갈등은 혈허궐에 걸린 세자가 쓰러지면서 심화됐다. 대군들을 못마땅해 하던 대비는 자신이 아끼는 황귀인(옥자연 분)의 소생 의성군(강찬희 분)과 대군들 사이에서 싸움이 붙자 의성군의 편을 들었다. 사실 의성군이 중전을 욕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대비는 대군들을 따로 남겨 벌을 세웠다.

그러던 중 세자가 쓰러졌고 임화령은 세자가 1여년 전부터 병을 앓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 전 왕대의 세자도 같은 병으로 죽었기에 임화령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대비와 임금 이호에게는 이를 숨긴 채 임화령은 방법을 강구해 보려고 했다. 한 가지 방법은 과거 혈허궐로 죽은 세자를 담당했던 어의 조국영을 찾아 조언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국영은 이미 대비의 가족의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궁을 떠난 상황이었다. 대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임화령은 세자의 병세를 알리지 않았으나, 결국 대비가 이를 알게 됐다.

'슈룹' 캡처

대비는 "혈어궐이라, 익히 아는 병이다, 그 끝도 잘 알고 있다"라면서 "병이라는 게 그렇더이다,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 남은 사람을 혼란에 빠트린다, 그래서 그런가, 의식 잃은 세자를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든다, 세자가 혹 목숨을 잃어 국본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 중전의 소생 중에는 그 자리에 앉힐 재목이 없다, 뭐 그런"이라고 말했다.

이에 임화령은 "지금 대비마마의 손자가 아픈거다, 길가다 모르는 아이가 앓아누운 것이 아니란 말이다"라고 화를 냈지만 대비는 "난 내 아들의 나라가, 나의 궁중이 더 염려되고 걱정된다,궁중 혼란을 막는 것이 모두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비는 "저 썩어가는 뿌리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하느냐"라며 "(세자가 낫지 못한다면) 실록에 흠집이나 내고 앉아있을 사고뭉치들이 물려받겠나, 적통이라는 이유로?"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거 아십니까? 중전께 딱 하나 봐줄 만 했던 거, 그게 바로 세자였다, 저 아이의 모친이라 그동안 봐드린 것이다, 그러니 내 손자 잘 지키라"라고 말한 후 동궁전을 떠났다.

임화령은 대비의 말에 큰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대비가 후궁이었던 시절 어떻게 자신의 아들이 왕세자의 길을 걷게 하고, 왕후였던 윤 왕후(서이숙 분)를 내치고 대비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는지 알아보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비가 계략을 써서 아들을 왕으로 만든 것이라면 자신에게도 같은 방법을 사용해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비는 세자와 함께 공부를 할 배동을 왕자들 중에서 뽑겠다고 해 후궁들 사이에서 치열한 쟁탈전까지 일으켜둔 상황이었다. 배동으로 뽑혀 세자의 교육의 함께 받은 왕자라면, 혹 세자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세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결국 임화령은 폐서인이 돼 유배 중인 윤 왕후를 찾아갔다. 윤 왕후는 “저희와 접촉하는 것만으로 역모라 오해받을 수 있다, 중전마마 뿐 아니라 저희도 위험해 진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 그것이 제가 지켜낸 유일한 것”이라며 방문을 거절했다. 하지만 임화령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저 또한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이리 왔다, 두려워 왔다, 큰소리 치며 덤벼보라 했지만 지키는 방법을 몰라 이리 왔다”고 애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