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정이 속옷을 벗고 MBC ‘전원일기’ 촬영을 한 사실을 공개했다.

17일 방송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는 '일용네' 식구 김수미, 박은수, 김혜정와 회장님댁 둘째 며느리 박순천이 등장했다.

이날 박순천은 "당시 (김혜정이) 결혼 전이었는데 속옷을 안 입고 남자 옷 입고 빨래터에서 씻는 장면을 촬영했다. 지금까지 본 중에 화장품 광고라고 해도 그 컷만큼 예쁜 걸 못 봤다. 그때 혜정이 진짜 예뻤다"며 추억했다. 이에 김혜정은 "당시 감독님의 권유로 속옷을 안 입고 촬영했다. 촬영 전에 감독님하고 많이 싸웠다. 비키니 입은 것보다 러닝셔츠가 달라붙어서 젖으면 더 관능적으로 보인다면서 씻는 것도 관능적으로 하라고 했는데 내가 못 하겠다고 했다. 근데 하라고 해서 진땀을 흘리면서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수미는 "그만큼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있어서 현장을 살린 거다"라고 칭찬했다.

이날 김용건은 "우리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냐. 이런 시간 생각지도 못했다"며 감격하자 김혜정은 "앞으로 20년 후에 또 만난다고 하면 몇 명이나 만날 수 있을 거 같냐"며 웃었고, 김수미는 "나는 다이다. 아임 다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이에 김용건은 "나도 다이냐"고 믈었고, 김수미는 "오빠는 특별한 사람이다. 오빠는 전 세계 남자들의 로망"이라며 77세에 늦둥이를 본 김용건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이후 '양촌리 회장님' 최불암이 등장했다. 최불암이 나타나자 '전원일기' 식구들은 모두 일어나 반겼고, 박순천은 눈물까지 글썽였다. '전원일기' 종영 후 20년 만에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 식구들은 감격했다.

김수미는 '전원일기' 캐스팅 후 연습실에서 박은수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극 중에서는 모자 관계였지만, 실제로는 박은수가 김수미보다 두 살 더 많은 선배. 김수미는 "(당시 박은수가) 우리가 한 식구로 나온다고 하길래 부부 역할이냐고 했더니 '네가 내 엄마'라고 했다. 그때 내가 29세였는데 왜 나한테 이 역할을 줬을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에 최불암은 "굉장히 기발했다. 일용 엄니는 그런 캐스팅이 없다"고 김수미의 연기를 극찬해다.

이날 김수미는 최불암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설날에 곶감이 쌓여 있어서 출출해서 곶감 두 개를 챙겼는데 소품 아저씨가 '곶감 내놔요'라고 했다. 창피했는데 그때 선생님이 '소품 먹고 출세한 배우 없다'라고 했다. 잊히지가 않는다"며 "난 지금도 곶감만 보면 그 생각이 난다. 얼마나 창피했겠냐"며 원망했다. 이에 최불암은 "소품이 딱 그만큼만 있어서 그랬다"고 해명했고, 김용건은 "녹화 전에 미리들 집어 먹으니까 어떨 때는 빈 그릇을 갖다 놓더라"고 거들었다.

김수미는 또 "'전원일기' 환갑잔치 촬영 후 전국에서 선물을 엄청 받았다"며 "금반지와 돈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며 당시 인기를 자랑했다. 또한 전국으로 사인회를 다닐 정도로 '일용엄니'의 인기가 독보적이었다고. 이에 김용건은 "그러니까 (김수미가) 그때 60층짜리 빌딩을 산 거 아니냐"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