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이 ‘알쓸인잡’을 향한 남다른 의미와 애정을 드러냈다.

27일 오후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알쓸인잡' 최종화에서는 장항준 감독의 아내 김은희 작가가 깜짝 등장해 지적 수다에 함께 했다.

'알쓸인잡'은 당초 8회 차로 종영하려고 했지만,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담긴 질문을 비롯해 미공개 방영분 등을 모아 9회로 끝을 맺었다.

이날 녹화는 김은희 작가의 작업실에서 진행됐고, 방탄소년단 RM, 김상욱 교수, 이호 교수, 심채경 박사 등이 차례대로 등장했다.

녹화 초반 김은희 작가가 불쑥 등장해 장항준 감독 뒤를 지나갔고, 깜짝 놀란 RM은 두 눈이 커져 벌떡 일어섰다. 장항준 감독은 "조..조금..조금 이따가 인사는 따로"라며 당황했고, "누가 감히 녹화하는데"라며 웃었다.

미공개 영상에서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제작 무산과 RM의 원동력이 눈에 띄었다.

장항준 감독은 "3년 정도 준비했던 대작 영화가 있었는데 투자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투자가 좌절돼 엎어졌다. 그땐 임급 체계가 지금과 달라서 2~3년 준비해도 전부 돈을 십원도 못 받았다"며 "스태프한테 '미안하다. 감독이 내가 아니라 딴 사람이었으면 똑같은 시나리오라도 투자 받았을거야'라고 했다. 우리 와이프도 옆에서 '맞아~ 맞아~' 그랬었다. 그땐 스태프들을 좀 웃기려고 그랬고, 나도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 '이게 우리의 숙명이야' 그랬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대리 기사님을 불러서 돌아가는데, 라디오 좀 틀어달라고 했다. 마침 오디오에서 그 영화 엔딩곡으로 쓰고자 했던 곡이 흘러나왔다. 그 순간에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내가 그렇게 좌절하고 슬퍼하는지 몰랐다. 펑펑 울었다"며 "내 와이프가 옆에서 자기 무릎을 '탁탁탁' 치더니, 여기 무릎에 누우라고 하더라. 김은희 무릎에 누워서 막 울면서 왔다"며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기를 고백했다.

RM은 자신의 원동력에 대해 "재미와 소명인 것 같다. 처음에는 재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내가 29살이라서 재미에만 몰입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하고 싶게 만드는 것은 재미, 하기 싫은 걸 하게 하는 것은 소명"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실제로 좀비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시청자 질문에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직접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좀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김상욱 교수와 작가적 마인드로 바라보는 김은희-장항준 부부의 시각 차이가 보는 재미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RM은 첫 녹화 때 자신을 "배움을 욕망하는 인간"이라고 소개했으나, 마지막 녹화에서는 "많은 걸 배운 인간"이라고 말했다.

'문제적남자' 이후 '알쓸인잡'으로 7년 만에 예능에 복귀한 RM은 "지금 젊은 분들의 고민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잘 얘기하고, 공감하는 게) 엄청 성공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역할이라서 기뻤고, 내 다음 프로젝트 혹은 내가 가지게 될 가치관, 신념, 노래 가사 등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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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쓸인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