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최근 여성 예능 PD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OTT 등 플랫폼 다변화로 다양한 취향과 관심사를 타깃팅하는 예능 콘텐츠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꿰뚫는 섬세한 감각을 가진 여성PD들의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감성과 공감 능력, 섬세한 연출력에 더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자신만의 고유의 장르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

한 두 명의 여성PD가 활약하는 것이 아닌, MBC ‘나 혼자 산다’ 허항PD, 티빙 ‘환승연애’ 이진주PD,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 리버스’ 손수정PD 등 채널과 플랫폼을 대표하는 핵심 프로그램을 맡는 여성PD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진주PD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이끌어낸 차별화된 연애 예능으로 ‘환승연애’를 티빙을 대표하는 IP로 만들었고, 손수정PD는 시청자들에 생소한 버추얼 콘텐츠를 예능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스타PD인 나영석, 김태호PD 사단처럼 독립 스튜디오인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한 서혜진PD와 같이 여성 PD들이 이끄는 예능 사단도 속속 생겨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서혜진PD, ‘불타는 트롯맨’ 성공으로 입지 증명

SBS ‘스타킹’, ‘동상이몽’, TV조선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등 무수히 많은 히트작을 만들었던 서혜진PD는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 최근 MBN ‘불타는 트롯맨’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으며 다시 한번 입지를 증명하고 있다. 투표수를 상금으로 환산해 최종 TOP7에게 상금이 지급되는 ‘국민 응원투표’ 방식을 채택,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등 트로트 서바이벌의 진화를 이루어 냈다.

트로트 서바이벌 장르를 개척,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서혜진 PD의 또 다른 특기는 관찰예능이다. TV조선 이직 후 ‘아내의 맛’, ‘우리 이혼했어요’ 등을 통해 연애, 결혼 등 남녀 문제를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잇달아 성공시킨 서혜진PD는 올해 ENA 채널을 통해 새로운 부부 관찰 예능을 선보일 계획을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카카오엔터 손수정PD, ‘소녀 리버스’로 버추얼 예능 장르 개척

카카오엔터 손수정PD는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를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버추얼 캐릭터와 K팝 아이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소녀 리버스’는 최근 각광받는 버추얼 장르를 서브컬처에서 메인 스트림 예능으로 발전시킨 신선하고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 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의 콘텐츠 확장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MBC 출신으로 ‘마리텔’, ‘편애중계’ 연출에 참여하고 2020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손수정PD는 맛집이 아닌 그 옆집을 찾아간다는 신선한 기획이 돋보인 ‘맛집의 옆집’을 통해 위트 넘치는 연출과 편집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소녀 리버스’는 버추얼 캐릭터들이 가상의 VR 세상에서 아이돌에 도전한다는 설정에, 그 어떤 예능에서도 볼 수 없었던 2D 캐릭터들의 이색적인 화면과 신선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활약하는 30명의 버추얼 캐릭터를 빌드업해가면서, 버추얼 아이돌에 도전하는 전현직 걸그룹 30명의 서사를 만들어가고, 예능적인 위트와 재미를 담아내, 그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메타버스, 아바타 예능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군다나 손수정PD와 손발을 맞춰온 조주연PD도 ‘소녀 리버스’ 공동 연출로 참여하고 있는 바. 두 메인PD가 모두 여성PD인점 또한 의미가 깊다.

# MBC 허항PD, ‘나 혼자 산다’ 새로운 전성기 이끌어

MBC 허항PD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장수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항PD는 침체기에 빠져있던 ‘나혼자 산다’를 맡아 '트렌드에 민감한 남자(트민남)' 열풍을 만들어낸 전현무의 복귀에 이어, 팜유라인 탄생, '소식좌' 코드쿤스트 투입 등의 새로운 시도로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초심에 집중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그 결과 ‘2022 MBC 방송연예대상’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수상하고, MC 전현무에 대상의 영예를 안기는 등 8관왕을 휩쓸었다.

이렇듯 여성 예능 PD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만큼, 책임프로듀서(CP) 자리도 여성PD들이 꿰차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 '백스피릿'을 선보이며 음식을 매개로 한 독보적 예능 장르를 개척한 박희연PD는 tvN 최연소 CP 타이틀을 달고 지난해부터 ‘유 퀴즈 온 더 블록’, ‘백패커’ 등의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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