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를 만든 조성현 PD가 탈 JMS카페에 소감을 밝혔다.
조성현 PD는 16일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탈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316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3월 16일은 JMS의 교주인 정명석의 생일로, 교단 내에서는 '316 휴거기념일'로 지정, 행사를 진행해온 바 있다. 조성현 PD는 이에 "작년 3월 16일 정명석 생일날 메이플과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가던 순간이 여전히 눈앞에 선하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공개한 이후의 심경을 고백했다.
조 PD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부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던 메이플에게 기자회견을 취소하자고 했다. 메이플은 '하나님도 저를 막을 수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큰 충격이었고 존경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며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작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탄의 몸통이라 불리던 김도형 교수는 갑자기 의인으로 둔갑했고, 2인자 정조은 씨는 정명석의 범죄 사실을 인정해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저는 상상도 못했던 결말"이라고 말했다.
앞서 JMS의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은 13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3년 6개월을 선생님께 눈물로 호소했다"면서 성폭행을 막기 위해 자신이 노력해왔음을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나는 신이다'의 공개 이후 이뤄진 일.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수많은 JMS 신도 등이 탈퇴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 PD는 "제가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며 절실히 느낀 게 있다. 법은 절대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에게 징역 10년형을 선고한 것도, 아가동산 사망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도 다름 아닌 대한민국 법원"이라며 "모든 사람은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가 존재한다. 법무법인 광장이 정명석을 꼭 변호해야만 했을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변호사들이 과거부터 이번 상영금지가처분 건까지 아가동산 김기순을 변호해야만 했을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 PD는 "그저 돈은 정치적 지향성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도 사라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느낄 뿐"이라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경찰서장 출신의 변호사가 촬영팀 위치를 파악해 정명석을 경찰 체력단련실로 빼돌려 카메라로부터 피하게 만든 일도 있었다"며 "316은 이제 더 이상 성자승천일이 아니다. 법조차도 지켜주지 않은 여러분을 여러분 스스로 구해낸 날이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성현 PD가 만든 '나는 신이다'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8부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나는 신이다'는 추적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