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가 ‘가짜 연기’ 발언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지진희, 김지현을 비롯해 한준희 감독 등이 참석했다.

'D.P.'(디피)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대를 반영하는 스토리텔러 한준희 감독과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박범구 중사), 손석구(임지섭 대위) 등 주요 출연진이 다시 뭉쳐 단단한 호흡을 보여주고, 지진희(구자운 준장), 김지현(서은 중령), 정석용(오민우 준위), 최현욱(신아휘) 등이 새롭게 합류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2는 조석봉(조현철 분) 일병 사건 후 흩어진 103사단 헌병대 수사과의 모습에서 시작하고, 하나도 바뀐 게 없는 현실에서 국군본부가 개입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날 눈길을 끈 배우는 손석구였다. 손석구는 극 중 103사단 헌병대 대위 임지섭을 맡았다. 실적이 중요해 수사과에 신경전을 벌였으나, 조석봉 일병 사건 이후 생각의 전환을 겪는다. 103사단으로 복귀한 뒤 더 큰 사고와 피해를 막고자 하는 인물이다.

시즌1과 시즌2사이 천만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배우로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 구설수에 오르면서 본의아니게 이목이 집중됐다.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와 연극의 연기적인 차이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난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었다"며 "처음 옮긴 계기가 연극할 때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무대에선 속삭이는 연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연극을 그만두고 매체로 오게 됐다. 다시 무대로 돌아오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감독은 가짜 연기를 시킨다'는 손석구의 발언은 솔직하면서도 다소 거침없었다. 듣는 사람에 따라선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했다.

이후 38년차 대선배 남명렬은 자신의 SNS에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며 "부자가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며 손석구의 '가짜 연기' 기사 링크도 더했다.

남명렬은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 들이기를.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댓글을 적었다. 또한 남명렬이 잠시 본인의 인스타그램 댓글창을 닫았는데, 손석구 발언에 대한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가 몰려든 악플 때문이었다.

'디피2'에 참석한 손석구는 "시즌2 촬영을 처음 들어가던 날도 그랬고, 감독님도 같이 하자고 연락을 받았을 때도 그랬고, 되게 차분했다"며 "물론 들뜨는 기분 좋고 설레는 마음도 있고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난 시즌2 들어가면서 마음이 차분했던 기억이 난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시즌2에서 조금 더 대한민국 육군의 장병으로서 책임감을 찾아아가는 모습이 나온다"며 임지섭의 달라지는 포인트를 공개했다.

MC 박경림은 "한준희 감독님 덕분에 '나의 배우 수명이 수명이 1년, 1년 또 한번 연장되는구나' 생각했다고 들었다"고 묻자 손석구는 "그랬나? 그랬나봐요"라며 웃었다. 이어 "한준희 감독님과 하면 '뺑반' 때도 그랬고, 감독님께 감히 그런 얘기를 하긴 그렇지만, 점점 일취월장이다. 연출의 천재시다. 생각 없이 현장을 가도 감독님이 다 해주신다"고 극찬했다.

이에 한준희 감독은 "정말 거짓말이고, 오히려 손석구 배우가 3~4가지 연기 옵션을 준비해 오셔서 논의한다. 저야말로 배우가 일취월장 해주셔서 감사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손석구는 제작발표회 내내 밝은 얼굴로 임했고, '가짜연기' 발언이나 남명렬과 관련된 멘트를 따로 하진 않았다. 새로운 작품과 관련된 내용만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손석구는 "개인적으로 최근 '디피' 시즌2를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며 "많은 캐릭터가 나오고 동료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반성을 했다. 배우분들의 열연을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D.P.' 시즌2는 총 6부작으로 오는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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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