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령 배우의 당부처럼, 민족정신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정통 사극이 필요한 시기, 바로 지금이다.

최근 사극은 정통 사극이라고 하기보다는 퓨전 사극으로, 시대적 배경만 차용할 뿐 허구의 이야기로 꾸며 보여주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시대적 배경 고증 오류 등 논란을 일으키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정통 사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최근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도 한 제작발표회에서 방송사를 향해 “역사극을 재정립해주셨으면 한다. 지금의 역사극은 역사극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많은 침략을 받으면서도 독립성과 고유성을 유지했다. 위기 때 우리는 하나가 됐다. 민족 혼을 끌어 올리는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정통 사극을 만드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막대한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최근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명맥이 끊겼다. 정통 사극이라고 하기보다는 장르를 복합적으로 섞은 ‘퓨전 사극’이 안방을 찾기도 했지만 오히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방송된 ‘태종 이방원’이 말 학대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였다는 점은 정통 사극, 대하 사극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부분을 증명했다. 그리고 부푼 기대를 더 벅차게 하는 대하 사극이 안방에 상륙한다. 바로 ‘고려거란전쟁’이다.

‘고려거란전쟁’은 신생국 고려와 당대 최강국으로 불린 거란의 26년간의 전쟁을 담았다. 고려는 여섯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략에도 굴복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으로 거란군에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거대한 외세의 침입에도 굴복하지 않고 똘똘 뭉쳐 이겨내는 고려의 모습을 통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메시지와 해답을 주고자 한다.

‘고려거란전쟁’의 의미는 또 있다. XR 스튜디오와 딥페이크 기술을 적극 도입해 한국 사극 드라마들이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 할리우드에서도 많이 쓰이는 기술을 도입해 ‘촬영장 돌려막기’ 등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대하 사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거란전쟁’ 공동 제작을 맡은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몰입감 속 대하드라마의 새로운 경험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고려거란전쟁’은 오는 11월 4일부터 매주 토일 밤 9시 25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